최악의 산불재난 해결, 산림 전문가에게 듣다…남성현 국민대 석좌교수/제34대 산림청장

국민대 석좌교수/ 제 34대 산림청장.
국민대 석좌교수/ 제 34대 산림청장.

지난 3월 영남지역 대형산불현장에서 헬기 투입문제로 경상남도 도지사와 산림청장 간 논쟁이 있었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다.

경남 산청에서 산불을 진화하던 헬기들을 갑자기 경북 의성지역으로 이동시켰기 때문이다. 필자가 산림청장으로 있을 때도 간혹 겪었던 문제다.

전국에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 헬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곳곳에서 이런 모습들을 볼 수가 있었다. 20년 전에도 하루에 동시다발적으로 60여건의 산불이 발생한 적이 있다.

산불을 진화하려면 한곳에 적어도 3∼5대의 헬기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보유 헬기 대수도 중요하지만, 대형헬기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산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초동진화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산불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대형화되고 있다. 여름 장마철을 제외하고는 산불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일상화되고 있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산불 발생 시 동원 가능한 헬기는 200여 대다.

산림청 50대, 지자체 77대, 소방, 군 헬기 등이다. 산림청이 보유하고 있는 헬기 중 8,000 리터 용량의 대형헬기는 7대. 그동안 산불 진화 주력 헬기로 활용했던 3000 리터 용량의 러시아제 카모프 중형헬기는 29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 3년간 부속품 공급이 중단되어 21대만 가동했다. 나머지 8대의 헬기를 해체하여 21대의 헬기에 부속품을 공급했다.

2000 리터에서 2500 리터 용량의 국산 수리온 중소형헬기는 3대다. 나머지 11대의 소형헬기는 주로 산불 진화를 위한 지휘기로 활용된다. 각 지자체에서 민간업체로부터 임차하여 산불조심기간 중에만 사용하는 헬기는 77대, 대부분 1,000 리터∼2,500 리터 용량의 중소형헬기다.

헬기는 주문 제작하기 때문에 계약 후 약 3년이 지나야 도입할 수 있다. 헬기는 보유 대수도 중요하지만 물 투하 용량이 더 중요하다. 중소형헬기보다 대형헬기를 얼마다 더 보유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문제는 헬기 가격이다. 산불진화용 헬기는 크기에 따라 1대가 200억원에서 550억원 정도다.

산청지역 지리산 산불현장에 5000 리터 용량의 미군 치누쿠 헬기가 투입되었다고 한다. 산불 진화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산림청장으로 재직할 때 지난 2024년 봄철에는 러시아제 중형헬기 8대를 투입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진화능력을 보완키 위해 사전에 관계부처가 긴밀히 협력해 1만 리터 용량의 대형헬기를 미국으로부터 5대, 5000 리터 용량의 헬기를 오스트리아로부터 2대를 임차해 산불현장에 투입했따.

그 결과 2024에는 산불을 초기에 진화해 큰 산불이 발생하지 않았다. 문제는 7대를 3개월간 임차계약금액이 369억원이었다. 2025년에도 러시아제 헬기 투입여건은 같은 상황이었지만, 임차비를 확보하지 못하여 산림청 자체 예산으로 오스트리아로부터 5000 리터 용량의 헬기 2대를 임차했다 한다. 1만리터 용량의 대형헬기 1대 가격은 약 550억원이다. 임차비도 추가로 든다.

앞으로 영남권 산불처럼 극한 산불에 대응하려면 물 투하량 1만 리터의 대형헬기를 적어도 10대 이상은 도입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계약 후 대형헬기 제작 기간 중 매년 봄철에 대형헬기를 임차해야 한다.

극한 산불이 발생하면 숲만 타는 것이 아니라 마을이 타고, 도시가 탄다, 소중한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여 사회 불안요인이 극대화된다. 이제 산불재난은 국가안보, 사회재난 차원에서 국방비 예산처럼 지원해 줘야 한다. 유비무환이 중요하다.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후속 조치를 기대해 본다.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kwonh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