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진도)=서지혜 이수민 기자] 지난 8일 진도 팽목항 선착장 옆 가족대책회의실. 해경 관계자의 수색상황 설명이 끝나자 짧은 고성이 오갔다. 소조기가 만 하루 지났지만 여전히 실종자 수습이 미진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해경 측은 구조 장소를 놓고 문제를 제기한 가족에게 “이곳이 계속 희생자가 많이 발견된 부분이니 수색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며 “조금 더 기다려 달라”는 말만 연신 반복했다. 해경 관계자는 “(들어가기 어려운 곳은) 초음파 사진이라도 찍어서 내부를 보여드리거나 ROV(원격조정 무인탐색기) 등 (사람 눈으로 못 보는 부분을 조사하기 위해) 특단의 방법을 동원할 생각도 있다”며 달랬지만 한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는 “획기적인 방법은 무슨, 방 하나도 제대로 수색하지 못하면서…”라고 탄식했다.
앞서 지난 7일 선내 111개 격실 중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64개 격실에 대한 1차 수색을 마무리했지만 여전히 31명의 실종자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물살이 약한 소조기가 3일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바람이 거센 탓에 수색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경은 ROV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한 수색까지도 염두에 두고 수색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불안함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해경에 따르면 침몰 23일째인 8일 기준 사망자 중 3분의2 가량인 176명은 단원고 학생이 대거 묵었던 4층에서 수습됐다. 5층은 로비에서 발견된 시신까지 합쳐 14명, 선체 밖에서는 41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해경은 그간 수중수색시 접근이 용이했던 선체 우현에서부터 수심이 깊은 좌현 방향으로 수색하는 방식으로 실종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64개 격실의 1차 수색을 완료했다. 하지만 이 구역에서 가장 많은 시신을 수습한만큼 1차수색 때 침대나 매트리스 등 장애물이 많아 꼼꼼히 보지 못했던 구역을 더 살피기 위해 해당 64개 격실에 다시 진입할 계획이다.
고명석 범정부사고대책본부(대책본부) 대변인은 “64개 격실 재수색을 끝낸 후 잔류 가능성이 낮았던 화장실, 샤워실, 복도 등 공용실과 일부 선원의 침실, 조타실 등을 정밀 수색할 계획”이라며 “이달 중순 3차 수색까지 끝낸 후 추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7일 소조기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수습된 시신이 4명에 불과한 데다 수색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가족들의 초조함은 커지고 있다. 조류의 흐름은 약해졌지만 풍속이 빨라진 데다 최대 파고 역시 평소보다 7배 가량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책본부는 기존에 활용하고 있던 초음파 장비 외에도 ROV 등 다른 첨단장비 동원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해상에서 조정하는 방식으로 물 속에 들어가 탐사 경로를 파악하도록 도와주는 ROV는 작고 가벼워 조류가 거센 사고 지점에서 큰 역할을 발휘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해경 관계자는 “ROV 역시 장애물 등으로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곳에서는 제 역할을 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아직 투입이 전격 결정된 것은 아니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또 “결국은 모든 구역을 사람이 직접 수색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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