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해야”·“신중하자” 의견 갈려
법적대응은 나설 듯…법률위 검토
법사위 긴급현안질의…‘이완규’ 조준
[헤럴드경제=문혜현·서정은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전례 없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2인을 지명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진보 진영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위헌적인 권한 행사에 나선 한 권한대행을 다시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나왔지만, 대선을 55일 앞둔 민주당 지도부는 고심에 빠진 모양새다. 당장 이재명 대표의 사퇴와 대선 출마 선언이 예정돼 있고, 경선 준비를 위해 논의할 사항도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탄핵을 추진하다 자칫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한 권한대행도 빠듯한 일정 속에 대선 일정을 관리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후 처음으로 통화하며 통상 전쟁에 나서는 등 민생 현안을 돌보는 상황이어서다.
민주당 “탄핵”vs“신중론”…‘대선’ 고심
9일 민주당 내에선 한 권한대행 탄핵 추진과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한 3선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탄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다만 “신중하자고 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민주당 법률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권한쟁의심판 청구·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법적대응은 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의원도 “당 내에서는 개별 의원들이 각자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 탄핵도 필요하다, 헌법 소원을 해야 한다는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도 다만 “아직은 어떻게 하자는 의견이 모아지진 않았다”면서 “탄핵할 이유는 지금까지도 너무 많았지만, 지금이 선거 관리를 해야 하니 지금 바로 하는 것이 좋을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시점의 문제긴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이 대표 사퇴 후 선거 국면을 위한 논의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예상된다. 55일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절차가 남아 있고, 결정해야할 것들이 많아 한 권한대행 공세 집중도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당분간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을 향한 공세만 이어갈 전망이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은) 윤석열의 인사”라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및 국민의힘과 물밑 작업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 탄핵 여부에 대해선 “지금 국민들도 그렇고, 위헌적 위법적 행태에 대해서는 묵과할 수 없다라고 하는 여론이 상당히 강하고 민주당 안에 있는 많은 의원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 제가 이 자리에서 그 얘기(재탄핵 추진)를 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한 권한대행의 궤도이탈에 대해서는 그냥 지나선 안 된다라고 하는 여론이 상당히 강하다라는 말씀을 드린다”고만 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특히 한 권한대행이 지명한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권성동 원내대표 전에 추경호 전 원내대표 당시에 국민의힘에서는 이완규를 추천했는데, 이완규는 잘 알듯이 윤석열의 친구이고 윤석열 장모인 최은순을 변호했던 인물”이라며 “이것은 헌법을 수호할 수 있는 당사자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 법제처장은 윤 전 대통령의 46년지기 친구이자 12·3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4일 이른바 ‘안가회동’에 나선 ‘친윤’ 법조인 중 1인이다.
법사위, 긴급현안질의 개최…이완규 “어깨 무겁다”
이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이 법제처장을 대상으로 긴급현안질의를 소집해 집중 추궁에 나설 예정이다. 이 법제처장과 윤 전 대통령의 관계, 국민의힘 당원 기록 등 자격 유무를 놓고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 법제처장이 긴급현안질의 직전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현직을 유지한 상태로 인사청문회 등에 임할 전망이다. 이 법제처장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민주당이 인사청문회를 받아주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 있다”며 “야당이 납득하도록 말하겠다”고 했다.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소감에 대해선 “너무 엄중한 시기 굉장히 어깨가 무겁다”면서 “청문회 준비를 잘 하겠다”고 했다. 이어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정말 헌법이 잘 작동되는 나라를 만드는 데에 공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이 법제처장을 향해 “그야말로 미스터 법질서이고, 미스터 클린”이라며 “법리에 밝고 헌법 이념에 충실할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직무에 충실한 분이기 때문에 헌법재판관으로서 손색이 없을 뿐만 아니라 마은혁과 비교했을 때는 천양지차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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