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군 못 쓰는 구호품 11t
비영리단체에 헌옷 착불로 보내기도
“한 가지로도 입을 수 있는 것 줬으면”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경북 지역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전국 곳곳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쓰레기 수준 구호품도 많아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도저히 입을 수 없는 헌옷 상자들을 착불로 보내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9일 TBC의 전날 보도에 따르면 경북 청송군의 경우 청송국민체육센터로 기부 물품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들어오지만 차마 사용하기 힘든 물품들도 수두룩하다.
해지거나 보풀이 펴 있는 낡은 옷, 당장 입지 못하는 여름 옷, 먼지 가득한 이불, 까만 기름때로 가득한 국자, 코팅이 벗겨져 사용할 수 없는 국자 등이다. 이렇게 못쓰고 버려지는 구호 물품만 무려 11t에 이른다. 군은 처리 비용을 걱정해야 할 처지.
심지어 청송군 한 비영리단체 앞으로 헌옷 상자들이 착불로 배송되는 일까지 있었다. 도착한 상자에서 깨끗한 옷은 20% 정도, 나머지는 쓰레기 수준이었다고 한다. 해당 비영리단체는 ‘쓰레기 구호품’을 처리해야하는 추가 부담에 더해 착불비용 70여만원을 지불해야했다.
청송군 파천면의 한 이재민은 매체에 “쓰레기 모아서 뭐하냐. 한 가지라도 입을 수 있는 것 주면 좋겠다”라고 어이없어 했다. 이 지역의 또 다른 이재민은 “쓰던 것 받으면 기분 나쁘지. 우리가 뭐 거지고 아니고, 도와주는 마음은 좋은데”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동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9년 대형 산불 피해지역인 강원도 고성군에선 헌 옷 구호품 53t 가운데 이재민이 가져가지 않은 옷이 30t에 달하기도 했다. 당시 ‘안 입는 깔끔한 옷을 피해 지역인 고성군에 보내주면 좋겠다’는 잘못된 정보가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되면서 빚어진 촌극이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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