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정규(수원)기자]경기도가 지난 3일 기관의 중복 기능 해소, 예산 절감을 이유로 경제관련 공공기관인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경기평생교육진흥원, 경기영어마을,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수원시 이관 등 통폐합 대상기관 5곳을 최종 선정했다.

당초 공공기관 경영컨설팅 전문기업인 엘리오앤컴퍼니는 지난 3월 24개 도 공공기관을 13개로 통폐합해 300억 원의 예산절감 효과와 630여명의 인력감축을 예상한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가 주도적으로 과학기술산업 발전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 경기도와 도의회는 ‘경기도 공공기관 경영합리화’로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10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9대 국가전략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성장동력 확보와 삶의질·국민행복 측면을 고려해 선정된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는 자율주행차, 경량소재, 인공지능(AI), 스마트시티, 가상·증강현실, 정밀 의료, 탄소자원화, 미세먼지 저감·대응 기술, 바이오신약이다. 모두 과학기술과 관련된 국가전략 프로젝트다

이번에 선정된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에 대해 정부는 향후 10년간 약 1조6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국회 문미옥 의원(더민주)은 17일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부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창조경제 기반확대라는 명목으로 과학기술정책과 정보통신정책을 주도하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했지만 그 결과 기초과학 연구가 도외시되고 혁신적·창조적 연구를 위한 과학기술행정의 자율성이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문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과학기술부에 과학기술 분야를 총괄하는 부총리를 두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기도가 지난 3일 발표한 통폐합 최종안에 따르면 도 과학기술을 전담하는 경기과기원을 통폐합시키는 등 도 산하기관 수를 24개에서 21개로 3개 공공기관을 줄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도의 통폐합 선정대상이 된 기관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복된 기능을 가진 공공기관의 대대적 정리라는 목표 아래 시작된 ‘공공기관 경영합리화’는 가장 손대기 쉬운 기관 몇 개만 손질해 시늉만 정리인 '용두사미식 통폐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통폐합 대상 기관은 “각 기관별 국비사업 수탁현황과 성과, 경영·재정 실적은 고려하지 않은 채 도의 방침에 따라 타 기관과의 기능 중복과 예산 절감만을 가지고 무리하게 통폐합을 추진했다”고 반발했다.

올해 설립 6년째로 도내 과학기술 진흥을 전담 관리하고 있는 경기과기원도 경기도가 추진한 ‘경기도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명분 아래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도는 지난 2010년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과학기술정책 수립부터 상용화까지 ‘원스톱 과학기술행정’ 추진을 위해 도는 경기과기원을 출범시켰다.

경기과기원은 지난 5년간 국비사업 500억원 유치, 1000여 개 도내 기업에 1000억 원의 연구개발(R&D)자금 지원, 도내 기업 장비활용 지원 23만건, 서울‧부산‧대전의 과학기술 전담기관 롤모델 등 과학 및 산업분야 기술개발 지원, 의료·바이오·제약 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물리적인 통폐합으로 인해 예산절감 효과는 전혀 없고 수주한 국비사업 마저 감소 될 우려가 크며, 신규 사업 추진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따로 있다. 국비지원사업과 연구과제 기반으로 운영되는 과기원의 30여명에 달하는 계약직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이다.

통폐합 후 사업조정에 따른 사업 및 과제의 지속여부가 불투명해 이들의 고용승계 여부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경기과기원 노사협의회 근로자 대표는 “이번 공공기관 통폐합은 경기도의 과학기술 외면에 대한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으로 왜곡된 공공기관 통폐합이 도 과학기술 정책을 후퇴시킬 것”이라며 “과학기술을 외면하는 이번 통폐합을 도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