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은 분명 사실적인 인체조각이다. 그런데 상반신은 전혀 다른 변주를 보여준다. 다섯개의 인체의 얇은 단면들이 꽃잎처럼 활짝 피어났다. 내 안에 ‘또다른 내’가 있음을 감지해서일까? 작가의 상상력은 이렇듯 엉뚱한 조각을 빚어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형상을 드러내는 인체조각을 만든 이는 김영원(67,前 홍익대 교수)이다. 김영원은 40년 넘게 인간을 탐구하며 사실적인 인체조각을 선보여왔다. 많은 조각가들이 추상조각으로, 미디어아트로 방향을 틀었지만 그는 ‘인간이 곧 우주’이자 ‘세상의 중심’임을 절감하면서 일관되게 ‘사람’을 테마로 삼아왔다.
최근들어 작가는 인체의 단면을 두부처럼 썰어, 그 단면을 다시 조합하는 작업에 빠져 있다. 정신과 육체, 안과 밖을 보다 강렬하고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싶어서다. 그의 작품은 용산구 소월로의 표갤러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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