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으로 실용적인 조건 마련해야…우린 美정부와 고객사 사이 중재자일 뿐”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대중(對中) 수출에 내건 조건이 까다로워, 엔비디아와 이를 조율하느라 수출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약 2주 전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에 대한 H200 수출 허가를 승인하겠다고 했으나, 엔비디아가 고객확인제도(KYC) 등 관련 세부 조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KYC는 중국 군부가 엔비디아의 해당 칩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을 담고 있다. 상무부가 지난달 15일 마련한 규정에 따르면 엔비디아 같은 수출 허가 신청 기업은 고객사가 ‘엄격한’ KYC 절차를 거쳐 무단 원격접근을 차단하고 방지할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란이나 쿠바, 베네수엘라 등 우려 대상국 기업과 연계된 원격 사용자 목록도 보고해야 한다.
상무부는 중국으로 칩을 보내기 전 미국 내 독립된 연구소에서 사양 충족 여부를 시험하는 절차도 거치도록 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수수료 25%를 징수하기 위해 마련한 절차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바이트댄스뿐 아니라 다른 중국 기업들에 대해서도 H200 칩 공급 관련 허가 조건을 미국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KYC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쟁점은 아니다”라면서도 “미국 산업이 (중국에 칩을) 판매하려면 조건이 상업적으로 실용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은 계속해서 외국산 대안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와,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잠재 고객 사이의 중재자일 뿐이라며 “우리가 독자적으로 라이선스 조건을 수용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통상 이와 같은 허가 심사는 국무부·국방부·에너지부 등 유관부서와 협의를 거쳐 조건이 결정되며, 상무부는 이를 관할하는 대표격의 역할을 한다. 수출 신청 기업은 수용 여부를 결정하거나 수정을 제안하면서 상무부와 협상도 할 수 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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