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들, 韓정부 대응에 이의 제기
국제투자분쟁 중재 절차 의향 통보
韓 “체계적이고 전문적 대응에 만전”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두고 이의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추진하는 쿠팡의 미국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인 에이브럼스 캐피털, 두라블 캐피털 파트너스, 폭스헤이븐은 11일(현지시간) 그린옥스와 알티미터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법적 이의 제기에 3사들도 참여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앞서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회사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적으로 대우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고, 이 때문에 주가 하락 등 손실을 봤다며 한국 정부에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의향서를 보냈다.
이 두 회사는 한국이 제한적인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을 구실로 범정부 차원에서 쿠팡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한국의 “부당하고 차별적인 행동”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무역법 301조는 교역 상대국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에 대응해 미국 대통령에게 보복 관세 부과 등 강력한 제재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이다. USTR의 조사를 통해 교역국이 미국에 차별적인 무역 정책을 폈다는 결론이 나오면 향후 수입 제한이나 징벌적 관세 부과 등이 가능하다. 보복 관세 부과 전 조치인 경우가 많다.
에이브럼스 캐피털과 두라블 캐피털 파트너스, 폭스헤이븐은 그린옥스, 알티미터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3사는 이날 한국 정부에 ISDS 중재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의향을 공식 통보했다. 앞서 그린옥스와 알티미터가 USTR에 청원한 조사에 대해서도 공식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중재의향서를 보낸 것은 3사가 중재를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정식 중재 제기는 아니다. 중재 제기는 중재의향서 제출 90일 이후 정식으로 할 수 있다.
세 회사는 “미국에서 설립하고 미국에 본사를 둔 기술 기업인 쿠팡을 겨냥한 선별적인 법 집행, 균형이 맞지 않는 규제 조사와 명예를 훼손하는 거짓된 주장” 때문에 미국의 주주들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쿠팡의 고객 정보 유출 사태에 적법하게 대응하고 있을 뿐이며,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대우는 일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쿠팡의 일부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근거 없는 주장을 담아 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하고 미국 정부 개입을 요청했다”며 “대한민국 국민 3370만명(이후 3367만건으로 조사됨)의 개인정보를 노출시킨 쿠팡의 부실한 관리와 무책임한 태도가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3사의 대응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는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을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미국 정치권의 쿠팡 엄호 움직임은 쿠팡의 로비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 하원 법사위는 한국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공개서한을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에게 보냈고, 오는 23일 법사위에 출석해 관련 증언을 하라고 요구했다. 증언은 비공개 진술 청취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미국 정부가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라는 프레임으로 규정한다면, 통상 분야에서 한국이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애덤 패러 블룸버그 선임 애널리스트는 지난 10일(현지시간)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 프로그램에서 “쿠팡 관련 사안은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이라는 점에서 쿠팡에 매우 심각한 위기로 떠올랐지만, 한미 간의 지정학적 이슈로 사실상 전환된 듯 보인다”며 “미국과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이 해당 기업들을 불공정하게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결론 내리고 그에 따른 비용을 높이기 위해 무역 및 관세 분야에서 조치를 취할 경우 한국은 상당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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