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양산 1호기 출고…하반기 실전 배치
DJ 지시 후 숱한 고비…‘국가적 의지’로 정권 5번 바뀌어도 지속
부품 국산화 과제…AI기반 유무인 복합체계로 진화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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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양산1호기가 드디어 출고됐다. 국산 전투기 생산은 사상 최초다. 특히 KF-21은 대한민국이 ‘방위산업 4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든든한 발판이 될 중요한 글로벌 수출 무기체계로 주목받고 있다(본지 3월 6일 5면 ‘KF-21 보라매 양산1호기, 이달 출고된다’ 참조).
이번에 출고된 KF-21은 4.5세대 전투기로, 향후 5·6세대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유무인 복합체계(MUM-T)로 발전하기 위한 핵심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아울러 수입에 의존하는 소재, 부품, 엔진, 미사일 등 중요한 핵심부품을 국산화해 공급망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KF-21에 대한 역사와 성과, 향후 전망 등을 추려 10문 10답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1.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게 된 이유는?
▶ 2001년 3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2015년까지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업이 시작됐다. 자체적으로 전투기를 개발한 이유는 안보 자주성 확보, 노후 기체 대체, 방산 산업 경쟁력 강화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영공을 지키는 전술 항공기들의 미국 의존도는 90%에 달했다. 이로 인해 부품 조달 지연, 과도한 정비 비용, 독자적인 성능 개량의 한계 등 고질적인 문제가 발생해왔다. 특히 F-16 등을 도입할 때 미국으로부터 핵심 기술 이전 제한을 받아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에 제약을 받았다. 또 한국 공군이 운용하던 F-4와 F-5 등 구형 전투기들의 수명이 다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중견 전력이 절실했다. F-16급의 성능을 갖추면서도 스텔스 성능을 일부 반영한 4.5세대 전투기를 직접 개발해, 저렴한 단가와 유지비로 대규모 전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즉 KF-21은 미국에 의존하던 전투기를 우리가 직접 개발하고 수출도 실행해 안보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한국의 국방·산업 장기전략’ 결과물이다.
2. 4.5 세대 전투기란 무엇인가?
▶ 전투기는 첨단 무기 체계와 기술의 집합체다. 전투기의 세대는 개발 시기, 적용된 항공전자장비, 무장 운용 능력, 기동성 등을 기준으로 구분된다. 1세대 전투기는 프로펠러 대신 제트엔진을 사용해 아음속으로 비행, 2세대 전투기는 제트엔진을 달고 초음속 비행, 3세대 전투기(미국 F-4, 소련 미그-23 등)는 레이더와 미사일 장착, 4세대 전투기(미국 F-15, 소련 Su-21 등)는 항공전자장비와 정밀유도무기 장착, 5세대 전투기(미국 F-22 등)는 ‘적군의 다양한 탐지수단에 들키지 않는’ 스텔스 기능이 특징이다. 4.5세대인 KF-21은 4세대와 5세대 사이에 있다. 4세대 전투기보다 항공전자장비 성능이 향상됐고 5세대의 특징인 스텔스 기술이 일부 적용됐다.
3. 25년동안 숱한 난관…‘불가능한 도전’ 성공한 원동력은?
▶ KF-21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사업 초기 막대한 개발비와 기술적 성숙도 부족으로 인해 7차례 사업 타당성 조사를 거쳤다. 특히 그 중 6차례나 타당성 없다는 결과지를 받으며 사업이 지체됐다. 2015년 미국이 AESA(능동형 위상배열) 레이더 등 4대 핵심 기술 이전을 거부하자 ‘불가능한 도전’이라는 군 안팎의 회의론도 확산됐다. 전환점을 맞은 계기는 인도네시아의 공동 개발 참여였다. 개발비 일부를 분담하는 협력국이 참여하면서 경제성과 국제적 명분을 동시에 확보했고, 2015년 체계개발 착수로 이어졌다. 공동 개발국의 존재는 국회와 정부 설득의 핵심 근거로 작용하며 사업 현실화를 이끌었다.
특히 25년 동안 이어진 국가적 의지와 일관된 정책도 큰 힘이 됐다. 2001년 김 전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 개발을 선언한 이후, 보수·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정권이 5번 바뀌었음에도 사업이 지속됐다. 이는 장기 국가 과제의 중요성에 대한 정치적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연구기관·업체 등이 합심해 핵심 기술의 독자 개발을 추진하며 부품 국산화율 65%를 달성했다. 결국 KF-21의 양산 성공은 포기하지 않는 국가적 의지와 ‘위기를 기회로 바꾼’ 독자 개발 추진력, 해외 국가와 공동개발을 통한 명분 획득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이는 한국이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영국, 스웨덴에 이어 세계 8 번째로 자체 전투기 양산국이 되는 역사적 순간을 만든 원동력이 됐다.
4. KF-21 양산 이후 계획은?
▶ 양산 1호기는 올 9월 공군에 인도된다. 양산 1호기엔 작년 8월 출고된 한화시스템의 AESA 레이더가 들어갔다. 최초양산되는 기체는 예천, 강릉 기지에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양산된 KF-21 기체는 블록(Block)-Ⅰ이다. ‘블록’은 전투기의 발전 버전을 의미한다. 보통 블록은 엔진이나 항공전자 장비, 혹은 무장 통합 능력 등을 개조하는 것을 기준으로 숫자를 매긴다. 2028년까지 블록-Ⅱ를 마무리하고, 2032년까지 총 120대를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특히 블록-Ⅱ 업그레이드는 기체를 단순한 공대공 전투기에서 완전한 다목적 스텔스 전투기로 진화시키는 과정이다. 내부 무장창 신설, 국산 무장 완전 통합, 그리고 AESA 레이더 기반 전자전 능력 등이 진화의 핵심 내용이다. 블록-Ⅱ는 블록-Ⅰ과 기체 기본 구조는 공유하지만, 설계 당시 남겨둔 ‘여유’ 공간을 활용해 스텔스성과 임무 능력을 대폭 강화했다. 블록-Ⅱ는 10여 종의 공대지·공대함 무장을 추가로 통합하며, 최대 7700kg의 무장을 9~10개 하드포인트에 장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5. 무장체계 계획은?
▶ 전투기의 실전 배치에 앞서 중요한 과정이 남았다. 바로 무장체계다. 현재 공대지 화력을 높이는 ‘추가무장 시험사업’이 예정돼 있다. 2028년 말까지 7000억원을 들여 유도폭탄유닛(GBU)-31, GBU-56 등 미국 보잉이 개발한 합동정밀직격탄(JDAM) 장착과 발사 시험을 거치게 된다. LIG넥스원이 개발한 한국형 중거리 유도탄 KGGB도 KF-21에 실릴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가 국산 항공기에 장착할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등 항공 무장의 국산화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체계 개발 중인 장거리공대지유도탄 ‘천룡’은 KF-21의 핵심 타격 무기가 될 것이다. 천룡은 북한 수뇌부가 은신한 지하 깊은 곳의 지휘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1360㎏급 벙커버스터 미사일이다. 2031년 블록-Ⅱ의 주력 무장으로 탑재되며, F-4 팬텀 II 퇴역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FA-50 경공격기에도 통합돼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도 할 것으로 예측된다.
6. 향후 KF-21 발전 방향은?
▶ 우선 블록-Ⅲ 개량 단계에 진입하면 진정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진화할 전망이다. KF-21은 레이더 반사 면적(RCS)을 줄이기 위해 저피탐 설계를 적용했다. 양산기인 블록-Ⅰ은 JDAM을 담을 수 있는 파일런(날개 하부 설비)이 외부로 돌출돼 있어 스텔스 성능이 완벽하지 않지만, 블록-Ⅲ 단계에 들어가면 안쪽으로 매립돼 레이더 회피 성능이 높아진다. KAI는 초음속, 스텔스, 다음으로 AI 전투기를 내세우고 있다. KF-21의 성능개량을 통해 전자전 능력, 무인기통제 능력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KF-21은 한국이 6세대 전투기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기술 실증기이자 교량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7. 6세대 전투기란?
▶ 6세대 전투기는 AI 기반의 유무인 복합 운용, 5세대를 능가하는 전방위 스텔스, 지향성 에너지 무기(레이저 등) 탑재, 그리고 초장거리 작전 능력을 핵심으로 하는 차세대 공중 우세 플랫폼이다. 단순히 기체 성능만 향상된 것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과 네트워크 중심의 전투 체계가 가장 큰 차별점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군사 선진국이 개발 및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또 영국, 이탈리아는 일본과 공동으로 개발하는 6세대 전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2035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6세대 전투기는 기체 자체의 성능보다 AI, 네트워크, 무인기 통제 능력 등 소프트웨어와 체계 통합 능력이 성패를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KF-21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6세대 전투기의 핵심 요소를 갖출 예정이다. 이를 위해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AI 조종 및 의사결정, 완전 스텔스, 국산 고출력 엔진, 지향성 에너지 무기 등의 핵심 기술을 획득해야 한다.
8. 향후 부품 국산화 계획은?
▶ KF-21은 AESA 레이더를 비롯한 일부 핵심 기술을 국산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설계·체계통합·양산·시험에 이르는 단계를 국내에서 진행하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정부는 KF-21의 향후 계획도 언급했다. 핵심 수입 부품을 국산 부품으로 대체하는 이른바 ‘국산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GE F414 엔진을 대체할 국산 엔진뿐만 아니라 항공기 소재 및 기타 부품의 국산화도 포함된다. 이재명 정부는 첨단항공엔진 개발 의지를 공언해 왔다. 엔진 독자 개발은 전투기 심장까지 자급화하려는 자주국방의 핵심 사안이기 때문이다.
엔진 국산화 실현은 수출 시장에서의 제약 요소를 해소한 ‘완전한 기술 자립’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투기 장착 엔진 개발 기술을 가진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이들 국가들은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수출관리규정(EAR) 등 각종 규제에 따라 엔진 관련 기술 이전과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최근 5세대 전투기의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튀르키예도 미국 GE사의 F-110 엔진을 장착하고 있지만, 2028년 자체 개발 엔진의 국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정부의 강력한 지원 하에 독자개발을 진행 중이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엔진업체 인수 실패 이후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독자엔진을 확보한 상태다.
9. KF-21로 인한 경제효과 규모는?
▶ KF-21 생산에는 600여개 국내 협력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65% 이상인 국산화율을 최대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로써 생산 유발 효과 24조원, 기술 파급 효과 49조원 등 총 70조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기대된다. 또 11만명 이상의 항공산업 내 신규 일자리 창출 등 고용유발 효과가 있다.
특히 블록-Ⅱ로 업그레이드 된다면 수출 단가 상승, 국산 방산 생태계 확대, 수출 시장 다변화 등의 혜택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블록Ⅰ(공대공 전용)의 대당 가격이 약 1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블록-Ⅱ는 공대지·공대함 미사일(천룡, KGGB 등)과 전자전 장비가 통합되면서 대당 가격이 약 1600억원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경쟁기종으로 평가받는 라팔 전투기(약 325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면서도 성능은 근접한 ‘가성비’ 무기로 볼 수 있다. 더욱이 ‘미국 의존도 탈피’를 완성해 국내 방산 협력사들의 수주 잔고도 크게 늘리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수출승인(ITAR)에 구애받지 않는 천룡 순항미사일, KGGB(위성유도폭탄), 국산 AESA 레이더, 전자전(EW) 스위트 등이 블록-Ⅱ에 완벽 통합돼 LIG 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0. 향후 수출확대 가능성은?
▶ 인도네시아와 협력을 공고히 해 최초 수출 계약이라는 마침표를 찍고, 다른 국가들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 관심은 이미 뜨겁다. 지난 25일 양산1호기 출고식에 외국 무관들과 대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폴란드 등이 KF-21의 도입과 공동 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다목적 전투기 FA-50을 주력 전투기로 운용하고 있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도 KF-21의 도입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꼽힌다. KF-21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도네시아와 폴란드를 중심으로 한 현지 생산(면허생산)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구매국의 방위산업 육성 요구를 수용하고, 생산용량 병목현상을 해소하며 장기적인 유지·보수·정비(MRO)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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