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재정에 대해 이례적으로 경고를 내놨다. 중동 사태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금리 부담 확대로 각국 재정 건전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한국에 대해 “부채 비율의 상당한 증가(significant increases)”가 예상된다고 콕 집어 지적했다. 그동안 재정 우등생으로 평가받던 한국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17일 IMF ‘재정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올해 54.4%에서 2029년 60.1%, 2031년 63.1%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절대 수준만 보면 일부 유럽 국가들보다 낮지만, 문제는 증가 속도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당시 경기 대응 국면에서 완화적 재정의 필요성을 거론했던 IMF가 이번에 ‘상당한 수준’이라 지적한 것은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국가채무는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1300조원으로 1년 새 130조원 가까이 늘었다. 쉽게 빚을 내 쓰다보면 위기 때 정작 쓸 여력이 줄어들고,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급증해 재정은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위험은 이미 유럽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영국은 재정 지출을 억제하며 부채 관리에 나섰지만 시장 금리 상승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14일 기준 10년물 국채 금리가 4.9%를 넘어서며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 사태 이후 영국과 이탈리아는 0.5%포인트 이상, 프랑스도 0.46%포인트 금리가 올랐다. 영국(103.6%), 이탈리아(138.4%), 프랑스(118.4%) 등은 모두 일반정부 부채 비율이 100%를 넘는다. 반면 이 비율이 64.6% 수준인 독일은 금리 상승 폭이 0.39%포인트에 그쳤다. 부채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으로 여건도 녹록지 않다. 중동 사태가 진정돼도 에너지 수급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 인공지능 투자 향방도 재정에 부담을 줄 요인이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로 복지 지출은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재정 역할은 더 중요해지지만, 그만큼 대응 여력을 확보하는 일도 시급해진다.
IMF가 제시한 해법은 통화정책과 보조를 맞추고, 지원은 취약계층에 한정해 한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전쟁 추경’만 해도 실질적인 피해 기업과 계층에 집중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렇게 풀린 재정은 결국 물가 부담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을 다잡아야 한다.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