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년 새 1000단위 앞자리를 다섯번이나 바꾸며 6일 종가로 7000을 돌파했다. ‘경이’(驚異), 사전 뜻 그대로 놀랍고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1년 간의 코스피 상승률은 정상경제 규모의 선진국 중에서도, 역대 세계 증시 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기록이다.
2025년 연간 코스피 상승률은 75.6%로 주요 20개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였다. 6일까지 최근 1년 기준으로는 188.5%가 상승했다. 거의 3배가 됐다는 말이다. 세계 주요국 증시 역사상 사실상 최고 수준의 상승 속도다.
반도체산업이 주도한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기업평가가치)의 정상화,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은 성과지만, 지수와 함께 리스크도 커졌다. 먼저 사상 최대 수준인 ‘빚투’(빚내서 투자·신용거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말 27조원에서 지난달말 36조원으로 늘었다.
증시 진입 대기 자금인 예탁금은 88조원에서 125조원으로 증가했다. 시가총액(6000조원) 대비 신용잔고 비율은 약 0.6%,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용잔고 비율은 약 1.4% 정도로 추산된다. 미국 증시의 역사적 경험으로 설정된 기준인 GDP 대비 2.5% 이상을 ‘위험 구간’으로 본다면 아직 과도한 수준은 아니지만 속도가 문제다.
‘빚투’의 폭증이 가계 부실로 번질 수 있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말 89%로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OECD 31개 회원국 중 6번째로 높다. 주가가 하락해 신용거래 손실이 대규모로 발생하면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의 다른 부채로 연체가 전이되고 은행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 이는 내수와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 특정 종목 쏠림도 문제다. 반도체산업 초호황 사이클이 멈추면 우리 증시가 급격한 약세로 접어들 수 있다. 특히 주요국 중 변동성이 최고 수준인 우리 증시에선 급등락시 차익실현과 반대매매 압력을 키워 금융권 전반을 흔들 수 있다. 역대 미국 증시와 세계 금융 위기 땐 어김없이 신용잔고의 확대가 동반됐다.
결국 실물경제의 체력을 키우는 길 밖에는 답이 없는데 여건은 첩첩산중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타결돼도 고유가와 원자재 공급난이 언제 해결될지 난망하다.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경고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단계라는 점도 위협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쟁으로부터 다시 관세로 눈을 돌려 통상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도 높다. 정부와 국민 개개인 모두 코스피의 ‘환시’에서 벗어나 실물경제를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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