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예탁금 3000만원 상향 첫날 거래대금 4분의 1로 급감
개인 자금은 규제 밖 ‘지수형 인버스’ 매수
증권가 “레버리지 쏠림 완화 기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예탁금 강화 첫날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행태가 달라졌다. 개인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1조원 넘게 순매도하고, 규제 대상이 아닌 ‘지수형 인버스’ ETF는 5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역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가운데 또 다른 고위험 상품 거래는 활발히 이뤄진 것이다.
금융당국은 전날인 지난달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증권(ETN) 투자 보완책을 시행했다. 기본예탁금은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됐고, 예탁금 산정 시 최대 70%까지 인정되던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도 인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금성 자금 부담을 높여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규제 시행 첫날 개인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 대거 이탈했다. 순매도 상위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구체적으로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5879억원)를 비롯해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2156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537억원),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596억원), SOL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52억원) 등이 대거 순매도됐다.
거래대금도 단일종목 레버리지에서 빠져나간 투자 수요를 보여줬다. 전날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목의 거래대금은 약 3조원으로 지난달 30일(12조4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30일 ETF 거래대금 1·2위를 기록했던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도 전날에는 각각 5위와 9위로 밀려났다.
빠져나온 자금은 규제 대상이 아닌 지수형 인버스 ETF로 이동했다. 전날 주요 지수형 인버스 ETF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약 5000억원에 달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3715억원으로 개인 순매수 1위, KODEX 인버스는 1111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114억원), TIGER 200선물인버스2X(70억원), TIGER 인버스(4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주요 지수형 인버스 ETF 거래량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21.7%), KODEX 인버스(15.7%),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10.2%), TIGER 200선물인버스2X(28.3%), TIGER 인버스(58.4%) 등이 줄줄이 증가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76.1%)와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65.3%)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증권가는 이번 조치가 단일종목에 쏠렸던 레버리지 수요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급락으로 관련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운용자산(AUM)이 감소한 데다 기본예탁금 상향 조치까지 시행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레버리지발 수급 변동성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내 순환매를 촉진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인의 국내 주식형 ETF 거래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비중이 높아지면서 코스피 내 쏠림 현상이 확대됐다”며 “이번 조치 이후에는 코스피 내 순환매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규제 효과를 하루 만에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장 초반부터 급등하면서 거래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며 “정책 효과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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