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 “나주호 산업용수 활용 계획 재검토해야”

농업용 저수지, 가뭄 땐 산업용수 공급도 불안

영산강 활용 등 안정적 산업용수 확보 필요

“식량안보 지키는 물 관리 정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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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무안)=김경민기자]정부가 전남광주 지역에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산단 가동에 필요한 용수를 나주호 등 농업용 저수지에서 조달하려는 방안이 나와 전남광주 농업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3일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전라남도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정부가 검토 중인 농업용 저수지 기반의 산업용수 공급 구상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첨단 국가 기반 산업 육성이라는 취지에는 동의하나, 농민들의 생존 기반이자 공공자원인 농업용수를 차용하는 방식은 국토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연합회는 이상기후에 따른 가뭄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농업용수 확보 위험이 가중되는 현 상황을 짚었다. 원래 목적이 농경지 용수 공급인 농업기반시설을 산업용 수자원으로 전용할 경우, 기상 악화로 저수율이 떨어졌을 때 농가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이번 용수 공급책은 반도체 산업 자체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작동해야 하는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수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수량 변동성이 큰 농업용 저수지에 의존할 경우 가뭄 발생 시 용수 차단이나 제한 공급이 이뤄져 산업계 역시 천문학적인 생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농업계는 나주호 등 기존 저수지를 활용하는 안을 철회하는 대신 영산강 수계 활용, 광역상수도망 연계, 신규 수원 개발 등 다각적인 대체 수급 방안 조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정책 수립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의 단독 결정보다는 농업인단체와 지방자치단체, 관계 기관이 합심하는 협의체 기구를 마련하고, 용수 수급 분석 수치를 투명하게 공개해 사회적 합의를 먼저 도출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전라남도연합회는 ▲나주호 등 농업용 저수지의 산업용수 활용 계획 즉각 철회 ▲영산강 수계 및 신규 수원을 통한 대체 대책 수립 ▲농업용수 보호를 위한 법·제도적 장치 신설 ▲지방정부·농민·주민 참여형 협의체 구성 ▲상생 관점의 지속 가능한 수자원 관리 정책 이행 등 5가지 요구사항을 정부에 강력히 전달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농업 보호와 첨단산업 발전은 대립 관계가 아닌 함께 이끌어 가야 할 과제”라며 “정부는 농가의 희생을 전제로 한 정책 구상을 거두고 영산강 등 대체 수원을 활용하는 책임 있는 물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km997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