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마라톤 회의서 공급대책 마련 지시
6·27 이전 계약자 잔금대출 한도 제외 방침
금융권에 잔금대출 별도 한도 부여할 듯
공적보증 확대 등 PF 활성화 방안도 검토
[헤럴드경제=서상혁 기자] 금융당국이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부동산대출 완화 방안과 공급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입주 예정자에 대해서는 잔금대출 한도를 일부 푸는 한편, 공급 활성화 차원에서 공적 보증 확대를 비롯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활성화 방안을 준비 중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와 주택 공급 활성화를 줄기로 하는 부동산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달 23일 이 대통령 주재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 같은 달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 후속조치 차원에서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7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주재하며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에 주택 공급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입주예정자의 불편 해소를 위해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한도에서 잔금대출은 일부 예외로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잔금대출은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자칫 대출이 큰 폭 늘어날 위험성이 있는 만큼, 지난해 대출 증가분의 일정 비율을 따로 떼어 잔금대출을 위한 별도 한도를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올해 잔금대출 취급으로 초과 한도를 내년도 가계대출 총량에 일부 반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금융권에서 올해 취급될 예정인 잔금대출 규모를 파악 중이다.
잔금대출 규제 완화 대상은 지난해 6·27 규제 이전 청약한 입주예정자에 한해 이뤄질 예정이다. 규제 발표 이후 아파트를 매수한 이들까지 지원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서다.
잔금대출 문제는 앞서 이 대통령 주재 토론회에서 언급되며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게 됐다. 당시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에 입주 예정인 모 시민이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하자, 이 대통령은 “이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5대 은행은 금융당국과의 긴급 회동 이후 팰루시드 사업장에 잔금대출을 각각 1000억원씩 한도를 부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밖에도 청년과 신혼부부에 대한 추가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부동산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생애최초구입자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완화 같은 파격적인 방안은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적극적인 주택 공급을 당부함에 따라 금융당국도 PF 활성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PF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패널의 요청에 “신규 주택이 시장에 나오는 것을 도와주는 측면에서 공급자 금융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도 금융당국은 정상 사업장에 대해서는 자금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맞춤형 지원방안을 시행해 왔다. 올 6월말까지 적용될 예정이었던 금융권 한시적 금융규제 완화 방안도 연말까지 연장했다. PF 사업장 자금 공급이나 재구조화 시 임직원에 대해 면책을 해주거나 신규자금 공급 시 자산건전성 관련 항목을 별도로 분류해 부담을 낮추는 내용이다.
현재로선 기존에 시사해왔던 비아파트에 한해 공적 보증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를 통해 주택 공급 사업자의 자금 부담을 경감하겠다는 취지다.
건설업계와 금융권이 위험가중치 완화도 제기하고 있는 만큼, 공급 확대 차원에서 일부 조정이 가능한지 등 전반적인 규제 여건도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PF 위험가중치를 최대 150%로 두고 있는데, 지난해 발표된 건전성 제도개선 방안에 따라 자기자본비율 충족 시 이를 120%로 하향하는 인센티브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현재 건설경기 불황의 배경이 글로벌 공급망 위축에 따른 자값 상승 등 갖가지 외부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PF 활성화 만으로 공급 문제가 풀리진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에 더해 자칫 금융권의 건전성을 악화하거나 부동산 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 금융당국은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모 관계자는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규제 개선을 할 만한 것이 있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PF 사업장의 신속한 재구조화 차원에서 현재 가동되고 있는 금융권 PF 대주단 협의체 활성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달 초 업계와의 실무 협의 등을 통해 최종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중순께 발표될 전망이다.
hy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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