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EI “가입기간 길수록 농업수입 변동성 감소…장기 가입 효과 확인”
미가입보다 5년 가입 농가 변동성 10% 낮아…계량분석도 동일한 결과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로 농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농업재해보험에 오래 가입할수록 농가 소득 변동성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재해 발생 시 피해를 보상하는 수준을 넘어 장기 가입 자체가 농가의 경영 안정에 기여한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간한 ‘농업 소득 안정 정책 효과와 개선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재해보험 가입 기간은 농가의 농업총수입 변동성을 낮추는 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가 보험 가입 여부에 따른 차이를 비교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가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나타나는 누적 효과를 계량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농가의 소득 안정성을 측정하기 위해 ‘변이계수’를 활용했다. 변이계수는 소득이 평균에서 얼마나 크게 오르내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소득 변동이 적고 경영이 안정적이라는 의미다.
국가데이터처의 농가경제조사 원자료를 활용해 2003년부터 2022년까지 농가 패널을 분석한 결과 가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변이계수는 꾸준히 낮아졌다. 미가입 농가의 농업총수입 변이계수는 0.3392였지만 5년 가입 농가는 0.3031로 약 10.6% 낮았다. 가입 첫해에는 변동성이 오히려 소폭 증가했지만 2년 차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4년 차에는 7.7%, 5년 차에는 10% 이상 낮아지는 등 장기 가입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보고서는 단순 비교에 그치지 않고 농가 규모와 품목, 지역 등 소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인을 통제한 계량분석도 실시했다. 그 결과 역시 가입 기간이 길수록 농업총수입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모형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5년 이상 가입한 농가는 미가입 농가보다 농업총수입 변동성이 최대 20% 이상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장기 가입이 농가의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정책적 효과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최근 농업 경영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와 병해충 증가, 농산물 가격 변동, 생산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농가의 소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농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생산량 감소와 가격 하락, 경영비 증가가 주요 경영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연구진은 농업재해보험이 단순히 자연재해 발생 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넘어 농가가 지속적으로 영농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경영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험료 지원도 농가의 가입을 유도해 장기적으로 소득 안정에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농업재해보험의 사회적 가치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농업재해보험이 농가 경영 안정과 재난 대응, 농업 생산 유지 등에 기여하는 사회적 편익은 연간 약 7535억원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보험 가입 확대와 함께 장기 가입을 유도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며, 사후 보상 중심에서 사전 위험관리 중심으로 제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태후 KREI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농업재해보험은 단순한 피해 보상 제도가 아니라 농가의 소득 변동성을 줄여 안정적인 경영을 뒷받침하는 정책 수단”이라며 “가입률 확대뿐 아니라 장기 가입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adast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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