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인상 따른 전월세난 심화 우려

   서울 평균 전세 7억·월세 160만원 육박

   월세세액공제 확대는 제한적 효과 전망

“민간의 임대 물량 공급 여력 넓혀줘야”

서울·경기 주요 지역의 집값이 크게 오른 가운데 전·월세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서민의 주거 안정에 필수적인 전·월세 가격을 잡으려면 민간이 공급 주체로 나설 수 있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도심 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임세준 기자
서울·경기 주요 지역의 집값이 크게 오른 가운데 전·월세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서민의 주거 안정에 필수적인 전·월세 가격을 잡으려면 민간이 공급 주체로 나설 수 있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도심 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임세준 기자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따라 절세 목적의 실거주를 선택하는 집주인이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울아파트의 전월세 물량 감소에 따른 주거비 상승이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월세세액공제 확대를 보완책으로 내놓았지만 시장에서는 민간임대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은 토지거래허가제 등에 따른 실거주 의무 부여로 전월세난이 이미 심화한 상황이다. 5일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아파트 전세 매물 수는 2만803건으로 1년 전(2만2865건)과 비교해 2000세대 가까이 줄었다. 대단지 2개 수준의 규모의 물량이 사라지면서 전월세 비용 또한 전례 없이 상승했다. 서울아파트의 평균 전세 가격은 지난달(7만458만원) 역대 최초로 7억원(KB부동산)을 넘겼고 월세 가격 또한 160만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앞으로도 전월세 물량이 더 줄고 임대비용은 더 오르는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 정부가 세제개편안에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기준을 현행 공시지가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면서 세 부담을 늘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거주나 매도를 택하는 집주인이 늘어나면, 전월세 시장의 공급은 줄고 동시에 세 살던 집을 새로 구하는 수요는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월세세액공제 적용한도를 연 10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확대(청년은 급여 수준 무관 3년간 공제율 17%) 했지만 시장에서는 제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월세의 상승 폭이 이미 너무 가팔라서다. 서울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해 12월 149만1000원에서 올해 6월 159만2000원으로 6.8% 상승했는데 이는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5.07%)을 넘는 수준이다.

실제 서울 노원구의 상계주공4단지 전용41㎡ 월세 매물의 경우 현재 월세 시세가 95만원(보증금2000만원)으로 2년 전(65만원)과 비교해 46% 급등했다. 주거비 부담은 해당 기간 연 360만원이 늘어났지만 연봉 5000만원인 청년이 확대된 월세세액공제를 받는다 해도 예상공제금액은 약 61만원 증가(133만원→194만원)에 그친다.

민간임대 물량을 공공임대주택이 대신하기에도 역부족이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6월 말 기준 관리하고 있는 임대주택 수는 약 28만호이지만 이중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물량은 공급 시기와 자산·소득 조건으로 제한적이다.

올해 SH의 1차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에는 9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용산구 ‘용산센트럴해링턴스퀘어’ 40㎡(전용면적, 청년 우선공급)의 경우 282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게 이 같은 현실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민간임대사업자 활성화 정책을 펼쳤던 2017년과 달리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 매입임대아파트에 대한 혜택 축소, 상생임대주택 조건 강화 등 공급의 유인을 떨어뜨리는 방향성이 제시된 만큼 민간임대 물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본다. 이에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활성화를 비롯한 추가적인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속도를 고려해 도시형 생활주택, 다세대 빌라로 아파트 임차 수요를 옮기는 게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사업비 조달을 원활하게 하는 대출규제 같은 조치로 민간의 임대차 물량 공급 여력을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중 한성대 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민간 임대 물량이 감소하는 만큼 공공임대주택이 역할을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질 좋은 주택을 장기간 운영·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는 전월세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희량·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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