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코리아빌드위크’ 현장 가보니
이사철 성수기 코앞…상담 부스마다 ‘북적’
화이트 원톤·대리석 대체 타일 자재 인기
가상·증강현실 활용…실제 공간배치 체험
웨어러블 로봇 등 건설현장 신기술도 눈길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코리아빌드위크’. 인테리어 업체들이 마련한 상담 테이블마다 이사와 입주를 앞둔 관람객들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 평일 낮 시간대였으나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올해 인테리어관에서는 흰색과 연회색, 베이지색 등 밝은 색을 중심으로 벽과 바닥의 색을 맞춘 ‘원톤 인테리어’가 두드러졌다. 현대리바트도 벽·천장, 몰딩·도어와 동일한 색상으로 맞출 수 있는 원톤 인테리어 전용 주방 제품을 대표 제품으로 내세웠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최근에는 벽과 바닥, 가구를 차분한 색으로 통일해 공간을 넓고 정돈돼 보이게 하는 일체형 디자인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신혼집 입주를 준비 중인 윤세연(34) 씨는 “신혼집이 18평으로 넓지 않아 걱정했는데 벽과 바닥을 비슷한 색으로 맞추면 답답한 느낌이 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옷 쇼핑하듯 ‘손으로 고르는’ 인테리어=완성된 인테리어를 눈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마감재를 조합하는 체험도 곳곳에서 진행됐다. LX하우시스·현대리바트·한샘 부스에서는 옷걸이처럼 걸린 벽지 견본을 한 장씩 꺼내 다양한 바닥재 위에 놓고 색상을 맞춰볼 수 있었다. 또 상자 크기의 주방 모형에 바닥과 수납장 문, 조리대 상판을 끼워 넣으며 조합을 비교할 수 있었다.
창호 전시대 앞에서는 관람객들이 손잡이를 잡고 창을 여러 차례 여닫으며 무게와 개방감을 확인했다. LX하우시스의 ‘뷰프레임 창호’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의 고단열 성능과, 창틀-유리 경계를 최소화한 ‘베젤리스 디자인’이 특징이다. 한 관람객은 “프레임이 눈에 잘 띄지 않아 마치 통창 같고, 확 트여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천연 대리석의 질감과 무늬를 구현한 대체재도 인기였다. 관람객들은 벽처럼 세워진 대형 견본을 쓸어보거나, 손바닥 크기의 작은 타일 두세개를 나란히 들어 비교해 보기도 했다. LX하우시스의 ‘에디톤’은 석재를 잘게 부숴 만든 고강도 소재 위에 대리석과 타일 무늬를 입힌 바닥재·벽장재다. 회사 관계자는 “천연 대리석보다 관리가 쉽고, 디자인도 다양하며 가격도 저렴한 대체재들의 수요가 확연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거 트렌드로 자리 잡은 빌트인 수요를 겨냥한 전시 공간도 눈에 띄었다. LX하우시스는 붙박이장, 중문 등을 배치한 주방·드레스룸 전시공간을 실제 집처럼 꾸몄다. 한샘도 중문 제품군을 확대했다. 나무 엠보 마감과 16㎜ 두께의 프레임을 적용한 ‘유닛 우드 슬라이딩’에 신제품 패브릭 스타일 유리를 추가했다. 관람객들은 유리를 직접 만져보며 빛이 통과할 때의 질감과 내부 가림 정도를 살폈다.
▶VR로 미리 꾸민 내 집…하반기 신제품도 첫선=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도 인테리어 상담부터 건축물 검사까지 폭넓게 활용됐다. 현대리바트 부스에서는 관람객이 VR 헤드셋을 쓰고 가상의 집 안을 둘러보며 벽지와 바닥재, 가구 색상을 바꾸면서 실제 공간감을 확인했다. 건설기술관에서도 가상 건설현장을 돌아다니며 추락과 충돌 등 위험 요소를 찾아보는 안전 체험이 진행됐다.
하반기 출시를 앞둔 신제품을 실제 공간에 설치해 미리 공개한 부스에도 관람객이 몰렸다. 현대리바트가 선보인 주방 제품 ‘NL500G’는 도어와 상판, 손잡이까지 실내 전체 색조에 맞춰 고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주방만 따로 튀지 않고 벽과 바닥, 문 색상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관람객들은 수납장 문을 열어 내부 구조를 살피거나 상판과 손잡이를 직접 만져보며 소재와 마감의 차이를 확인했다.
한샘도 실제 주거 공간과 비슷하게 꾸민 부엌과 욕실, 현관에 출시 예정 제품을 배치했다. 이달 출시되는 ‘유로500 키친’은 약 60개 모듈을 공간 구조와 생활 방식에 맞게 조합할 수 있는 주방 제품이다. 나무의 결을 살린 도어와 이동 동선을 고려해 구성할 수 있는 모듈형 아일랜드를 함께 선보였다.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시그니처 현관장’에는 기존 제품보다 신발 수납공간을 22% 늘린 선반장과, 선반 높이를 바꿔 부츠처럼 목이 긴 신발도 넣을 수 있는 폴딩 선반장이 적용됐다. 세 자녀를 키우는 주부라는 관람객은 “아이들 신발만 해도 운동화와 장화, 계절 신발까지 종류가 많아 현관이 늘 복잡하다”며 “선반을 조절해 한곳에 다양한 신발을 많이 넣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20㎏ 상자 번쩍…건설현장 파고든 로봇·드론=건설기술관에서는 웨어러블 로봇과 피지컬AI가 올해 신기술의 중심에 섰다. FRT로보틱스 부스에서는 관람객이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한 채 20㎏ 상자를 들어 올렸다. 직접 체험해본 최호현(27) 씨는 “드는 자세에 따라 하중이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허리 뒤쪽에서 받쳐주는 힘이 있어 맨몸으로 들 때보다 부담은 덜했다”고 말했다.
유엔디로보틱스는 게임기 조이스틱처럼 생긴 컨트롤러로 4족 보행 로봇과 등에 장착된 로봇팔을 움직이는 모습을 시연했다. 계단이나 울퉁불퉁한 지형을 이동할 수 있는 4족 보행 로봇에 로봇팔을 결합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건설·재난 현장에서 점검과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로봇팔 끝에 연결하는 도구를 바꿔 하나의 장비가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드론도 단순 촬영 장비에서 건설현장의 눈으로 쓰임새가 넓어졌다. 전시장에는 외벽 청소와 살수부터 측량, 공간 데이터 구축, 시설물 점검에 활용되는 드론이 잇따라 등장했다. 한 드론 외벽 균열 감지·분석 업체 관계자는 “방수 관련 업체들이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이제는 드론 쪽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우리도 작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올해 상용화했다”고도 전했다.
건축 기자재에서는 ‘화재 안전’과 ‘시공 효율화’가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올랐다. 최근 건축물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불이 쉽게 붙거나 번지지 않는 불연·내화 단열재가 전면에 나왔다. 동시에 인건비 상승과 현장 인력 부족에 대응해 기존 석재나 벽체보다 얇고 가벼워 운반과 설치가 쉬운 제품도 늘었다. 폼세라믹과 초경량 스톤 슬랩 등은 무게와 두께를 줄이면서도 단열과 마감 성능을 확보해 공사 기간과 작업자의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홍석희·김서현 기자
sns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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