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택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
“AI 온기, 메모리 거쳐 코스닥으로”
“옥석 가리기…액티브 ETF 힘 발휘”
“코스닥은 바닥을 확인했다고 봅니다. 이제부터는 종목을 가리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큽니다.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점이죠.”
정원택(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본부장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코스닥이 저점을 통과했다고 진단했다.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수급이 쏠리며 코스닥이 일방적으로 소외됐던 장세도 지나갔다고 봤다.
그는 “메모리 가격은 여전히 오르고 있지만 상승률은 둔화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성장률도 점차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만큼 다른 종목과의 성장률 격차도 좁혀질 수 있다. 상반기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오르고 코스닥이나 중소형주가 일방적으로 소외받는 국면은 지나갔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2014년부터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 펀드 등을 운용해온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중소형주 전문가다. 업계에서도 10년 넘게 중소형주 운용을 이어온 매니저는 흔치 않다. 펀드를 운용하며 쌓은 경험과 종목 발굴 노하우를 액티브 ETF에 이식했다.
‘TIGER 코스닥액티브 ETF’는 6월 2일 상장한 상품으로 코스닥 지수를 비교지수로 삼아 초과성과를 추구한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20%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17%)을 웃돌았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1일까지는 코스닥 액티브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을 끌어올린 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주도 섹터로 일찌감치 배치한 전략이다. 정 본부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사이 메모리 가격 상승률보다 삼성전자·마이크론·TSMC 등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CAPEX) 증가율이 높아지는 구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소부장 업체의 수혜 가능성에 주목했다.
정 본부장은 AI 투자 사이클이 코스닥 전반으로도 확산되리라 전망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수혜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반도체 소부장이 ‘브리지’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향후 피지컬 AI로 확장되면 이차전지와 소프트웨어 등 코스닥 기업으로도 수혜가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5~10년 전에는 투자 아이디어의 유효기간을 한 분기 정도로 봤다면 요즘은 2주 정도라고 느낀다”면서 “중장기 실적 개선을 내다보고 종목을 담더라도 해당 기대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면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고 했다.
최근 화장품주 편입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 본부장은 “비수기인 3분기에 일부 화장품 주문자개발생산(ODM) 기업에서 성수기보다 좋은 실적 흐름이 나타나는 것을 포착했다”며 “이를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판단해 관련 코스닥 종목을 추려 선제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지금을 액티브 ETF의 투자 적기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초기 반등을 지나면 실적과 펀더멘털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가 본격화할 수 있어서다. 정 본부장은 “시장이 횡보하거나 소폭 조정을 받으면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고 액티브 펀드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이림 기자
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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