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전문가 3인, 변동성 시대 투자전략 공유
전력·원자력·조선 등 ‘AI 묻은 섹터’ 주목
절세·연금 계좌별 맞춤 포트폴리오 필수
포트폴리오 내 채권 비중 높이는 전략 고려
[헤럴드경제=김지윤·박지영·문이림 기자] 미국의 고금리와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극대화된 가운데,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 상장지수펀드(ETF) 전문가들이 모여 하반기 시장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실적 등락에 흔들리기보다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병목 산업’에 분산투자하고, ‘적립식 모으기’와 ‘목적형 포트폴리오 구축’ 등의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을 떠나지 않고 남아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헤럴드 머니페스타 2026’에서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 천기훈 신한자산운용 ETF컨설팅 팀장, 최창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변동성 증시 시대, 주목할 섹터와 투자전략’을 주제로 패널토론에 나섰다.
▶AI 코어는 견고…‘병목·AI 묻은 섹터’ 주목 = 이들은 최근 반도체, 빅테크 업체들의 주가 조정에도 불구하고 AI 패러다임이라는 거대한 메가트렌드는 견고하다고 진단했다.
육 본부장은 “미래 이익을 현재 주가로 끌어오다 보니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고, 높은 금리로 인해 특정 섹터를 골라 옮겨 다니며 대응하기는 어려운 구간”이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부족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사이버 보안으로 이어지는 AI 패러다임 내 병목 산업들에 논리적으로 분산해 기다려야 할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매크로 리스크가 해소되는 순간 이러한 병목 산업들은 공통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며 “지금은 언제 무엇을 사느냐보다 얼마나 기다리고 견딜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천 팀장 역시 “최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호실적 발표 등에서 보듯 2028년까지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2차전지나 메타버스가 스토리 중심이었다면, 현재 반도체는 실질적인 ‘숫자(실적)’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 차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과거에는 산업 사이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금리·물가 등 매크로 변수의 영향력이 매우 커진 만큼 변동성 관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AI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설비투자를 핵심 지표로 꼽았다. 그는 “12월 미국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상될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은 이미 고금리에 내성이 생겼다”며 “내년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케팩스 규모가 1조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금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AI가 묻어있는 섹터를 봐야 한다”며 “데이터센터 전력난을 해결할 ‘원자력’과 선박용 엔진을 데이터센터 비상 발전기로 공급하는 현대중공업·한화엔진 등 ‘조선’ 섹터 역시 대표적인 수혜처”라고 강조했다.
▶대세는 ‘ETF 사모으기’… 반도체 유무 따라 투자 접근법 고려 = 급성장 중인 ETF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취해야 할 전략으로는 ‘사모으기’ 방식을 제시했다. 최 본부장은 “올해 고점에 진입해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있다”며 “한 번에 거액을 투입하기보다 소수점 매수나 주식·ETF 모으기 기능을 활용해 단가를 낮추는 ‘적립식 모으기’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아가야 할 핵심 기초자산으로는 ▷S&P 500 ▷나스닥 100 ▷미국배당다우존스 ▷코스피 200 등을 꼽았다. 특히 그는 “코스피 200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중이 50%를 넘고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을 포괄해 사실상 반도체 밸류체인과 직결되므로, 반도체 비중이 없는 투자자에게 훌륭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를 이미 보유한 투자자라면 고배당주나 채권 투자로도 눈을 돌려보라고 조언했다. 최 본부장은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7% 수준까지 치솟으며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반대로 채권 가격이 바닥권까지 떨어졌다는 의미”라며 “전통적인 주식 60%, 채권 40% 자산배분 공식이 깨질 만큼 이례적인 장세이며, 연말을 기점으로 포트폴리오 내 채권 비중을 서서히 높여가는 전략도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투자 목적 파악해 계좌별 맞춤 투자 = ETF 투자에 있어 목적과 계좌별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육 본부장은 “변동성에 지쳐 시장을 떠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단순히 특정 섹터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자금 목적에 맞춘 ‘목적형 ETF’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락 변동성을 견디기 어렵다면 월분배형 ETF를 포트폴리오에 일부 편입해 매달 지급되는 분배금으로 자산을 재매수,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천 팀장은 절세 혜택을 극대화하는 계좌별 포트폴리오 구성을 강조했다. 천 팀장은 “레버리지 ETF 도입과 코로나19 이후 서학개미 투자 열풍을 거쳐, 현재 ETF 시장의 성장 동력은 연금저축, 퇴직연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절세계좌”라며 “국내 상장 1200여개 ETF 중 어떤 상품을 어느 계좌에 담을지가 수익률을 가르는 핵심”이라고 짚었다.
그는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안전자산 30% 규정에 맞춰 채권혼합형 ETF 등을 적극 활용하고, 내년 도입되는 생산적 금융 ISA에서는 비과세 혜택이 큰 국내 고배당형을, 국내 주식 기반 커버드콜 상품은 비과세 성격을 고려해 일반 위탁계좌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며 운용하는 등 계좌별 분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와 해외 투자 비중을 고민하는 청중을 향해 육 본부장은 “어느 국가가 더 갈지 맞추려 하지 말고 계좌별 성격에 맞추라”며 “절세계좌에서 해외 투자 비중을 채웠다면 일반계좌에서는 국내 투자 비중을 가져가며 5대 5 수준의 중립적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하락장 방어에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경험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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