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조선, 최대 1000억엔 들여 도크 신설
日, 2019년 이후 LNG선 건조 경험 전무
인력·기술·운항 기록 등 韓과 격차 커 경쟁 무리
韓, 호실적 속 선별수주 전략·생산능력 확충 지속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호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만 합산 영업이익 5조원에 육박하는 등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 조선업계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LNG선 시장 재진입을 선언했지만, 국내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3위 조선사인 나무라조선소는 2035년까지 최대 1000억엔을 투자해 LNG선 건조를 위한 대형 건조 도크를 신설할 계획이다. 글로벌 조선업의 초호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2019년 이후 LNG선 건조 명맥이 끊겼던 일본도 다시 칼을 빼든 것이다. 일본 내 대형 도크 신설은 2017년 이마바리 조선의 마루가메 조선소 준공 이후 처음이다.
日, LNG선 복귀 프로젝트 나서…대형 도크 신설 추진
앞서 일본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관민 투자 로드맵에는 LNG선 건조 기술 확보가 포함돼 있다. 일본의 목표는 2035년 이후 연간 3~5척의 LNG선 자국에 조달하는 것이며, 나무라조선의 투자도 이 같은 정책과 연관돼 있다. 이마바리조선과 가와사키중공업 등도 일본의 LNG선 복귀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본의 복귀가 한국 조선업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조선 복귀 시도가 한국 조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인력난과 고인건비다. 한국이 겪는 숙련 인력 부족과 인건비 문제를 일본 역시 안고 있으며, 오랜 기간 설계 및 운영 효율화를 거친 한국과의 가격 경쟁도 당장은 무리라는 평가다.
기술적 한계도 명확하다. 일본은 그동안 고부가가치 선박보다는 벌크선 위주 영업을 이어왔다. 나무라조선의 현재 수주 잔고 중 벌크선(91%)과 LPG선(9%)에 편중돼 있다. 7월 말 기준 일본의 글로벌 수주 잔고 점유율(금액 기준)도 5%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65%가 유조선과 벌크선이다. 특히 2016년부터는 LNG선 수주 이력, 2019년 이후로는 LNG선 건조 경험이 전무해 관련 기술 확보와 숙련 인력 육성, 운항 기록(트랙 레코드)을 통한 성능 검증에 상당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인력 문제 안고 있는 日 진입, 현 조선업 구조 장기화 시사”
일각에서는 일본의 시장 진입 시도가 역으로 조선업의 장기 호황을 입증하는 긍정적 신호라고 해석한다. 삼성증권은 “현재 조선업에 신규로 진입하려는 국가들은 인력 문제를 안고 있는 선진국(미국, 일본 등)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이는 한국이 주도하는 현재의 조선업 구조가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LNG 및 탱커 시장의 전방 수요는 여전히 탄탄하다. 최근 엑손모빌은 모잠비크 로부마 LNG 프로젝트에서 11억달러 규모의 기자재 발주를 단행했다. 수에즈막스급 중고선가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신조선가와 맞먹는 1억3000만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선가가 강세다.
물론 중국의 거센 물량 공세는 여전히 변수다. 최근 그리스 선사 에발렌드(Evalend)가 중국 양지장에 LR1 14척을 발주하고, HD현대의 단골 선사인 레이 카 캐리어스(Ray Car Carriers)마저 중국 조선소(GSI)와 건조를 협의한 바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한국 조선소는 도크가 가득 찬 호황 상태라 선별 수주를 이어가는 중”이라며 “우리에게는 중국과 경쟁하지 않는 마스가(MASGA·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데이터센터, 부유식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해양 플랜트 및 특수선 시장이 펼쳐지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조선 빅3, 선별 수주 지속…생산 능력 확대도 속도
한편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총 4조7764억원(HD한국조선해양 3조11억원, 한화오션 1조1772억원, 삼성중공업 598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 역시 HD한국조선해양 18%, 한화오션 14%, 삼성중공업 10% 등 3사 모두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3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LNG선 등 고선가 운송선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이 꼽힌다. 실제로 국내 조선사들은 상반기에만 총 38척의 LNG선을 수주했으며, 하반기에도 2029년 가동 예정인 미국 LNG 프로젝트 등을 중심으로 발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국내 조선사는 향후 약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에서 선별 수주를 이어가는 중이며, 생산 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 부문에서만 향후 3460억원, 한화오션은 올해 하반기에만 6896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3308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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