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진 공군 총동문회장 인터뷰
“美 활주로 4개…쉽게 비행자격 획득”
“韓, 도심 위치…인프라 사용 어려워”
“통합 3조원, 300억 가상캠퍼스 대안”
“국민 혈세로 40년 동안 다져온 기반을 다 갈아엎고, 효율성도 없는 좁은 땅에 다시 예산을 들여 짓겠다는 얘기입니다”
황성진(예비역 공군 중장·전 공군사관학교장·사진) 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은 26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통합 국군사관학교 논쟁에서 공군은 뒷전으로 밀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군사관학교는 1985년 서울 대방동을 떠나 청주 성무대에 터를 잡았다. 항공우주 전문장교를 키우려면 비행장과 활공장이 필요했지만 도심 한복판에 지을 순 없었기 때문이었다.
공군은 당시 전국을 둘러본 끝에 성무대를 낙점했다. 이후 40년에 걸쳐 활주로, 활공장, 항공의료원, 조종사 적성훈련원, 생환훈련장이 하나씩 들어섰다. 캠퍼스 바로 옆에는 1987년 완공된 부속 비행장 성무비행장이 자리하고 있다.
황 회장은 “미국 공군사관학교의 경우 콜로라도 스프링스 데이비스 필드에 활주로 4개를 두고 생도들이 재학 중 언제든 비행 자격증을 딸 수 있게 해놨다”며 “통합 사관학교는 이런 환경을 갖추기는커녕, 오히려 학교 자체를 도심으로 옮겨 기본 인프라조차 사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국방부가 자운대와 청주 비행장 사이 이동 시간을 40분으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1시간 반 넘게 걸린다고 지적했다. 또 대전 자운대 일대는 산과 연구시설, 주거지가 밀집해 있어 활주로나 활공장을 지을 공간이 없다고 짚었다.
황 회장은 ‘시설이 곧 조종사로서의 자부심을 키우는 토대’라고 강조했다. 생도들이 항공기 엔진 소리를 듣고, 창공을 보는 것만으로도 조종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나도 어릴 때 청주에서 조종사들이 비행복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보며 꿈을 키웠다”면서 “이 같은 환경은 물리적으로 대체할 수 없다.
황 회장은 물리적인 통합 사관학교 대신 가상 캠퍼스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미 국내외 대학에서 시행하는 방식처럼 가상현실(VR)과 네트워크로 각 사관학교가 같은 시간에 같은 강의를 들을 수 있다”며 “이 시스템은 300억원이면 구축할 수 있는데, 물리적 통합에는 3조원 넘는 예산이 든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총동창회 입장과 관련 ‘국군사관학교의 완전한 백지화’라고 강조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가 만든 ‘사관학교 통합·폐교 저지 국민연대’를 통해 시민단체와 함께 대응하겠다고도 했다.
1962년 경북 의성 출생인 황 회장은 1985년 공사 33기로 임관했다. 제3훈련비행단장, 공군본부 감찰실장, 공중전투사령관, 공군작전사령부 부사령관을 거쳐 제49대 공군사관학교장을 역임했다. 이어 공군참모차장, 공군작전사령관을 끝으로 전역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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