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개 베스트셀러 평균 15% 인하

연간 판매 예상량 78만개 제품 대상

원자재·물류비·환율 부담 업계 공통 과제

대량생산·포장 효율화로 가격 경쟁력 확보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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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원자재와 물류비, 환율 부담으로 가구업계의 가격 인상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케아가 베스트셀러 제품 가격을 낮추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5일 이케아 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약 18억원을 투입해 베스트셀러를 포함한 161개 제품에 ‘더 낮은 새로운 가격’을 적용했다. 이들 제품의 평균 가격 인하율은 15%다. 가격 인하에는 수납·정리용품을 비롯해 매트리스, 조명, 침대 등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이 포함됐다.

다만 이케아가 전반적인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은 아니다. 전체 9104개 제품 가운데 가격이 내려가는 제품은 240개(2.64%)에 그치는 반면 754개(8.28%)는 오히려 가격이 오른다. 8110개(89.08%)는 기존 가격을 유지한다. 전체 제품을 놓고 보면 평균 가격 조정 폭은 1.16% 인상이다.

그럼에도 이케아가 별도로 자금을 투입해 가격을 낮추는 제품을 베스트셀러 위주로 선정했다는 점은 눈에 띈다. 이케아가 가격을 낮춘 161개 제품의 연간 예상 판매량은 약 78만개인 베스트셀러로, 이번 할인은 판매가 부진한 상품의 재고를 없애기 위한 차원이 아니다.

가구업계 가격 인상 압박 속 이색 행보

이 같은 가격 전략은 국내 가구업계가 처한 상황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환율 부담 등이 이어지면서 일부 가구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올렸다.

한샘의 프리미엄 수입가구 브랜드 도무스는 올해 1월 독일 코이노와 이탈리아 피암 등 13개 품목 가격을 평균 10.8% 인상했다. 현지 생산업체의 공급가격 인상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원가 부담이 배경이다. 소파업체 에싸도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10% 올렸다. 사무용 가구업체 퍼시스 역시 지난 7월 전 제품 소비자가를 평균 8% 인상했다.

이케아도 이 같은 비용 상승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환율 변화를 반영해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 이유다. 다만 전체 제품 가격을 일괄 조정하는 대신 제품별 원가 구조와 수요에 따라 가격을 달리 책정하고 있다.

특히 고객 수요가 높은 일부 제품은 별도의 투자 대상으로 선정해 가격을 낮추고 있다. 이케아 코리아는 2024회계연도부터 4년 연속 가격 인하에 투자했다. 4년간 총 1664개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데 약 146억원을 투입했다.

이케아 내부 매장 모습. [이케아코리아 제공]
이케아 내부 매장 모습. [이케아코리아 제공]

많이 팔수록 싸진다…가격 인하 이유는

이케아가 상대적으로 많이 팔리는 제품을 가격 인하 대상으로 선택하는 데는 생산 구조도 영향을 미친다. 수요가 많은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면 제품당 생산비를 낮추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제품 설계 과정에서는 나사 구멍의 너비와 나사 크기 등을 표준화해 생산과 조립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 보관·운송 등 물류비용도 가구를 납작한 상자에 담는 ‘플랫팩’ 방식으로 낮췄다. 보관·운송 과정에서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제품을 실을 수 있도록 해 물류비를 절감했다.

제품 자체를 바꿔 원가 상승에 대응한 사례도 있다. 1979년 출시된 대표 제품 ‘빌리(BILLY)’ 책장은 2022년 리뉴얼 과정에서 기존의 얇은 천연목재를 종이 기반 소재로 바꿨다. 원재료 사용과 생산 폐기물을 줄이면서도 리뉴얼 이후 판매가격은 유지했다.

모든 제품을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비용 상승분은 일부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서도 판매량이 많은 핵심 제품에는 가격 경쟁력을 집중하는 방식인 셈이다. 베스트셀러의 가격을 낮춰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동시에 대량생산과 제품·물류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낮추는 구조다.

이케아 코리아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계속 변화하더라도 고객의 가격 부담을 낮추고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홈퍼니싱을 누릴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낮은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b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