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내년 9월부터 종이통장 발급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지난 1897년 국내 첫 상업은행인 한성은행과 함께 등장한지 120년만에 공식적으로 은퇴를 하게 된 셈이다. 온라인시대가 대세가 되면서 종이통장이 소비자들에겐 불필요한 수수료 부담을, 금융회사에겐 제작비 등 비효율적인 예산부담을 주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사들도 금리우대나 수수료 면제 혜택을 내걸며 탈 종이통장 시대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월 이런 내용을 담은 ‘통장 기반 금융거래 관행 혁신방안’을 내놨다.
방안은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지난해 9월부터 내년 8월까지는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고객에게 금리우대, 수수료 경감, 경품제공 등의 인센티브를 줘 금융소비자가 스스로 무통장 거래를 선호하게 유도하게 된다.
2017년 9월부터는 종이통장 발급이 원칙적으로 중단된다. 2020년 8월까지 3년간 금융사가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고객이 60세 이상인 경우나 금융거래기록 관리 등의 사유로 종이통장을 희망하는 경우에만 특별히 종이통장을 발행할 수 있다. 2020년 9월부터는 통장 발생시 비용을 내야 한다. 단, 고객이 60세 이상이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원가의 일부 부과를 면제해 줄 방침이다.
종이통장이 폐지되는 이유는 금융전산화와 온라인거래 확대로 사실상 무용지물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소비자도, 금융사도 좋을 게 없다는 얘기다.
소비자입장에선 분실이나 인감변경으로 통장을 재발급받을 때 쓸데없는 수수료(연간 총 60억원)를 내야 한다. 영업점에선 본인이라도 통장이 없으면 출금이 어렵고, 통장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금융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금융회사로서도 제작원가 300원을 포함해 인건비와 관리비까지 합치면 개당 5000~1만8000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관행 탓에 현재 은행 계좌 중 90%가량은 종이통장이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종이통장 감축 계획에 발맞춰 신규 예금에 가입할 때 종이통장 발행 여부를 고객이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통장 발행을 원치 않는 고객에게는 금리나 수수료 혜택 등을 준다.
신한은행은 점포를 방문해 가입하더라도 종이통장 발급을 원치 않으면 0.1~0.2% 포인트 금리 우대와 타행 이체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통장 없이 직불 결제나 간편이체, 입출금 내역 통지, 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신한S통장지갑’도 지난해 출시했다.
KB국민은행은 신규 예금에 가입하면서 실물 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이달말까지 경품을 준다. 이 은행의 전자통장을 활용하면 직불카드에 입출금 계좌나 예·적금 계좌 등 최대 30개까지 계좌를 등록할 수 있다.
전자통장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종이통장 느낌을 살린 경우도 있다. 우리은행의 ‘원터치 개인뱅킹’ 통장 앱은 종이통장처럼 통장 거래 내역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 단어 검색과 메모 기능도 있다. 일반 종이통장보다 0.2% 포인트 금리 우대, 이체나 출금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KEB하나은행도 온라인이나 모바일 가입 시 0.1~0.7% 포인트 우대 금리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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