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보다 불확실성 우려에 술렁

상이한 업무간 화학적 결합 여부 불안

보수체계 통합 등 처우 놓고 갈등 우려

지방 이전 변수…직원들 ‘근무지’ 촉각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의 후폭풍이 거세다. 공공기관 350여곳과 주요 부처의 지방이전이 예고된 데 따른 것이다. 사진은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일대 모습.  [연합]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의 후폭풍이 거세다. 공공기관 350여곳과 주요 부처의 지방이전이 예고된 데 따른 것이다. 사진은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일대 모습. [연합]

정부가 공공기관 109곳을 줄이는 대대적인 기능개혁 방안을 내놓으면서 통폐합 대상 기관 직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정부는 직원의 고용승계와 기존 처우 유지를 원칙으로 내걸었지만, 통합 이후 업무와 조직이 어떻게 재편될지, 서로 다른 보수체계는 어떻게 맞출지 등을 놓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통폐합과 함께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까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어느 지역으로 갈지가 직원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4일 중앙부처와 산하기관에 따르면 정부는 통폐합 기관의 임원을 제외한 직원에 대해서는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통폐합 전후 처우가 떨어지지 않도록 보수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통합 대상 기관들은 정부 방침에 협조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당장 기대보다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큰 분위기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기관의 관계자는 “아직 세부적으로 나온 얘기가 없어 직원들은 향후 상황 변화에 대한 불안이 크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기관 관계자도 “통합되는 기관의 인력과 예산 등 상황부터 파악해야 한다”며 “통합 시기나 이전, 예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은 나오지 않아 갑갑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산하기관 관계자는 “직원들은 그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통합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을 충분히 소통하고 직원들의 처우도 잘 챙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기관을 하나로 합치기까지는 상당한 절차가 필요하다. 관련 법률을 제·개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기관별 인력과 예산, 조직 체계가 다른 만큼 세부적인 조정도 거쳐야 한다. 노동조합과의 협의 역시 변수다.

정부도 각 부처가 기관별 기능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필요한 법률 제·개정과 노정 협의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어촌희망재단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통합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농어촌희망재단은 기부금 업무 등을 수행하는 공익법인이어서 관련 법 개정과 법인 해산 등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

통합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기존 직원들의 업무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도 일부 기관은 운영비 부족 등으로 충분한 사무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근무환경이 열악한 상황인 만큼, 통합 이후 직원 수가 늘어나면 사무공간과 조직 운영에 추가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

보수 체계야말로 만만치 않은 문제다. 서로 다른 기관에서 적용해온 직급·임금·성과급·복리후생 체계를 하나의 기준으로 맞추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기존보다 유리해지고, 다른 누군가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 정부가 ‘처우 저하 방지’를 원칙으로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임금체계 통합 방식은 아직 기관별 후속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통폐합 대상 기관의 관계자는 “통합되면 서로 직급별 세부적인 처우 수준을 알게 될 텐데, 차이가 발생할 경우 내부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서로 다른 보수 수준을 맞추려면 추가적인 재원이 필요한 만큼 실제 조정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통폐합 대상 기관 선정은 앞으로 본격화할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맞물려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직원들은 통폐합에 따른 조직·업무 변화에 더해 근무지 변경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날 정부는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350여곳을 지방으로 옮긴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도권 잔류 최소화’를 원칙으로 올해 4분기 이전 계획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이전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2차 지방 이전이 공공기관의 최대 관심사였던 만큼 이번 통폐합 대상 기관은 통폐합 과정이 지방 이전과 같이 논의 될 것으로 관측한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의 관계자는 “앞으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겠지만 업무 성격이 달라 화학적 결합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며 “규모가 작은 기관은 흡수된다는 불안감도 있을 수 있고, 특히 앞으로 통합 논의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맞물려 진행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통폐합으로 기관 규모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고 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방 이전도 같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전체 공공기관 109개를 감축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14개, 해양수산부 11개, 문화체육부 8개, 기후에너지환경부 8개 기관 등이 다른 기관과 통폐합 수순을 밟게 된다. 김선국·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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