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공영홈쇼핑·한유원 직원들 ‘공기업 직원’ 되나 임금체계·주주·근무지 모두 달라

대표 5달만에 ‘직 사라질판’ 공영홈쇼핑 대표…한유원 새 대표 인선은 계속

시설자회사 387명 통합·중기연 이관…개편 방식 따라 기관장 운명도 달라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저희도 갑작스러운 발표로 아직은 어안이 벙벙합니다. 어떤 세부 지침도 아직은 연락을 받은 바 없어요. 세부 사항들이 결정이 돼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정부가 3일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 발표를 본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한 공공기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날 발표된 정부안의 골자를 중기부 사안으로만 좁혀서 보면 통합과 이전이 핵심이다. 우선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한유원)과 홈앤쇼핑은 ‘공사(중소기업마케팅진흥공사)’를 설립해 하나로 합친다.

또 개별 건물을 보유한 공공기관들의 경우 시설관리 자회사들을 한곳으로 모은다. 기술보증기금의 기보메이트와 중진공의 중진공파트너스, 한유원의 한유원파트너스를 ‘(가칭)중소벤처관리주식회사’로 통합한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차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연합]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차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연합]

이외에도 정원 19명의 한국창업보육협회는 창업진흥원에 통합하고,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는 고용노동부로 이관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국무총리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으로 이관하고, 중소벤처기업인증원·한국산학연협회·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는 공공기관 관리대상에서 제외됐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는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 이관된다. 개편이 완료되면 중기부 산하 기관은 8개가 줄어든다.

첫 번째 난제는 기관장과 임원들의 ‘남은 임기’다. 정부는 발표를 하면서 통폐합 대상 기관들의 직원들은 고용 보장을 약속했지만, 임원들은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장 걸리는 것은 이일용 공영홈쇼핑 대표의 임기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선임돼 3년 임기를 시작했는데, 통합 공사가 출범하게 되면 이 대표 임기는 사실상 보장받기 어렵게 된다.

한유원은 새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데, 공사 설립이 추진되면 대표 선임 절차 역시 중단될 수 있다. 다만 한유원 관계자는 “대표 인선 절차는 기존대로 계속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임원추천위원회는 독립 조직이다. 기존대로 대표 인선 절차가 진행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만일 현재대로 한유원의 새 대표가 선임될 경우, 새 대표의 임기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곧바로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기관이 폐지되고 통합될 경우 대표 임기를 어떻게 할지를 두고 참고할만한 과거 사례는 2009년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를 합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만들 때였다.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법’ 부칙은 ‘공사의 설립과 동시에 대한주택공사 및 한국토지공사의 임원은 그 임기가 종료된 것으로 본다’고 명시했다. 직원은 고용 승계가 되지만 임원은 예외로 둔 것이다. 관련 법 부칙에 따라 임기 보장 추가 소송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인 셈이다.

두 번째 난제는 ‘공사’로 바뀌면 직원들의 신분과 처우가 어떻게 되느냐는 문제다. 현재 공영홈쇼핑과 한유원은 모두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두 기관의 통합 명칭을 ‘중소기업마케팅진흥공사’로 제시했는데, 통합이 되면 공기업·준정부 기관 지정 대상(정원 300명·총수입 200억 이상)이 되는데 이럴 경우 통합 공사는 ‘준시장형 공기업’이 될 수도 있다.

세 번째는 지분과 조직 문제다. 한유원은 공영홈쇼핑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농협경제지주 45%, 수협중앙회가 5%를 보유한다. 한유원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지분 100%를 가진 구조다. 두 기관을 공사 형태로 묶으려면 기존 주주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부터 정해야 한다.

한유원이 보유한 다른 출자회사 지분도 따라온다. 한유원은 홈앤쇼핑 지분 약 15%를 갖고 있다. 한유원이 통합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법적 성격이 달라지면 이 지분을 신설 공사가 그대로 승계할지, 다른 기관이 가져갈지 정리가 필요하다. 사무실을 어떻게 사용할지도 문제다. 한유원 본사는 서울 양천구 목동, 공영홈쇼핑은 마포구 상암동에 있다. 인사·재무·감사·홍보 등 양쪽에 있는 경영지원 조직도 하나가 될 가능성도 있다.

네 번째 난제는 기관마다 개편 방식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기보메이트 80명, 중진공파트너스 205명, 한유원파트너스 102명 등 지정유보기관인 시설관리 자회사 3곳은 ‘(가칭)중소벤처관리주식회사’로 수평 통합된다. 정원은 모두 387명이다. 시설관리·방재·전기·기계설비·미화 업무를 한 법인에 넣지만 직원들이 근무하는 모기관과 사업장은 그대로 흩어져 있어 임금·인사체계 통합과 모기관별 계약 재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이외에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으로 이관되면 중기부 내 연구 기능이 사라진다는 문제점과 상대적으로 중기·소상공인 정책이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 공공기관 지정요건이 해소되는 세곳 기관의 정부 지원 여부 등도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방안’ 추진 세부 항목으로 결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