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CBAM 올해 본격 시행…제품별 탄소배출량 산정·검증 중요성 커져
성일하이텍·현대성우캐스팅 등 11개 수출기업 참여…공급망 공동 대응 논의
MRV 플랫폼 고도화…규제기관 요구 형식 맞춘 보고서 자동 생성 추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난 3일 서울지역본부에서 ‘산업단지 MRV 플랫폼 활성화 간담회’를 열고 수출기업의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4일 밝혔다.
MRV는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산정(Measurement)하고 보고(Reporting)한 뒤 이를 검증(Verification)하는 절차다. 산단공이 지난 6월 가동을 시작한 ‘산업단지 MRV 플랫폼’은 공장에서 수집한 에너지·온실가스 데이터를 토대로 제품 탄소발자국을 계산하고 전과정평가(LCA)와 제3자 검증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올해 본격 시행되고 디지털제품여권(DPP) 도입도 구체화하면서 수출기업의 탄소 데이터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개별 기업을 넘어 협력업체까지 탄소배출량을 추적·검증해야 하는 공급망 관리가 새로운 수출장벽으로 떠오르자 산당공이 대응 인프라 확대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 현장에서는 탄소 규제 대응을 개별 기업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완성품 제조사가 자체 배출량을 관리하더라도 원재료와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의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으면 제품 단위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산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성일하이텍과 현대성우캐스팅 등 11개 주요 수출기업과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켐토피아, 대한상공회의소 등 플랫폼 운영기관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현장에서는 MRV 플랫폼을 이용해 협력사까지 연결한 공급망 LCA 검증체계를 구축한 사례도 공유됐다.
실제 수출 현장의 탄소 데이터 요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단공이 지난 4~6월 수출기업 300곳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99.3%가 해외 바이어로부터 탄소배출 데이터 제출을 요구받았거나 향후 요구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탄소 관리가 일부 대기업만의 ESG 대응을 넘어 수출 거래를 유지하기 위한 실무 요건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중소·중견 협력사의 대응 역량이다. 이날 참석 기업들은 공급망 전체가 연결되지 않으면 글로벌 규제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전문인력 부족과 규제 변화에 따른 지속적인 교육·사후관리 필요성을 주요 애로로 제시했다.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글로벌 탄소규제라는 새로운 무역 환경에서는 협력사 간 견고한 연대가 강력한 수출 경쟁력”이라며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큰 협력사까지 공급망 내 모든 기업이 공동으로 탄소를 관리할 수 있도록 인프라 지원 사업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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