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이사 4인·감사위원 1인 선임 표 대결
의결권 자문사 8곳 고려아연 후보 권고
SM엔터 사례 주목…소액주주 감사 선임 후 지배구조 바뀌어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경영권 분쟁이 2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양측이 맞붙는다. 고려아연 이사회 내에서 견제를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만큼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오는 9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안건은 독립이사 4명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 선임 등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 9명, 영풍·MBK측 5명으로 구성돼있다. 시장은 양측이 각각 독립이사 2명을 확보해 최 회장측 11대 영풍·MBK측 7의 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건은 감사위원 선임 결과다. 고려아연 측은 백인규 후보를, 영풍·MBK 측은 박유경 후보를 각각 추천했다. 박 후보가 선임되더라도 최 회장 측의 이사회 과반은 유지된다. 하지만 최 회장측 추천 이사로만 구성된 감사위원회에 균열이 생기면서 향후 경영권 분쟁 양상이 더욱 격화할 것이라는게 시장 관측이다.
현재 고려아연 감사위원회는 서대원 위원장과 권순범·김보영 위원 3명으로 구성돼있다. 서 위원장과 권 위원은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김 위원은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모두 고려아연측 추천 후보다.
감사위원회는 이사의 직무 집행을 감독하고 회사의 업무와 재산 상태 등을 조사하는 기구다. 감사위원회는 재무제표와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검토·평가하고 필요한 자료를 요구할 권한을 갖는다.
물론 감사위원 1명이 위원회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 개별 감사위원의 권한은 감사 필요성을 제기하고 감사계획과 조사, 후속 조치 등에 관한 위원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제한된 역할만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영풍·MBK가 고려아연 이사회의 독립성과 이해상충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만큼, 영풍·MBK 추천 인사의 감사위원회 진입은 고려아연 이사회 의사결정을 견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금 집행이나 주요 거래의 적정성이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감사위원 1명으로 경영권 향방이 결정되지는 않겠지만 분쟁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며 “고려아연 이사회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내리는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질 수 있고 과거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문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대결이 대표적이다. 2022년 3월 얼라인파트너스는 SM의 지배구조를 주가 저평가 원인으로 지목하며 곽준호 전 KCF테크놀로지스(현 SK넥실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상근감사 후보로 추천했고 결국 감사에 선임됐다.
곽 감사는 취임 이후 이사회와 함께 지배구조 문제를 검토했고, SM엔터테인먼트는 같은해 10월 문제가 됐던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을 연말에 조기종료 했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최대주주로 있던 회사다. SM엔터테인먼트가 자문 명목으로 매출액의 상당부분을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2023년 1월 SM엔터테인먼트는 얼라인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사회 구성을 바꿨고 이후 이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으로 이어지면서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가 크게 바뀌었다.
고려아연 감사위원 선임에서는 고려아연 측 백 후보가 의결권 자문사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시장의 투톱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물론 ESG평가원, 서스틴베스트 등 8곳이 백 후보 선임에 찬성을 권고했다. 박 후보에게 찬성을 권고한 곳은 한국ESG기준원 1곳에 그쳤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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