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에너지화학공학 고현협 교수팀

양이온 농도 차이로 장시간 전압 생산

웨어러블 기기 등 자가발전 전원 기대

물 한 방울만으로도 장기간 전력을 생산하는 초소형 수력발전기 기술을 개발한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고현협 교수와 나상윤·정건영 박사(왼쪽부터).
물 한 방울만으로도 장기간 전력을 생산하는 초소형 수력발전기 기술을 개발한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고현협 교수와 나상윤·정건영 박사(왼쪽부터).

[헤럴드경제(울산)=박동순 기자] 몸에서 흘리는 땀방울만으로도 최대 45시간 쓸 수 있는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손톱보다 작은 수분발전기가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고현협 교수와 나상윤·정건영 박사 연구팀이 물속 양이온의 농도 차이를 이용해 장시간 직류 전기를 생산하는 초소형 박막 수분발전기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UNIST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박막 내부의 나노채널 구조에서 이온 이동을 유도해 외부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장시간 안정적인 전기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물의 증발이나 흡습 현상에 의존함으로써 주변 습도와 공기 흐름에 따라 출력이 달라지는 문제점도 해결한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발전기 동력은 물속 양이온의 농도 차이에서 찾았다. 연구팀은 양이온의 농도 차이를 만들기 위해 발전기 박막 속에 한쪽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물 통로가 만들어지도록 설계했다.

통로 벽은 물속에서 음전하를 띠는 맥신(MXene)과 셀룰로스 나노섬유로 이뤄져 있는데, 통로가 좁아질수록 양이온이 통로 벽의 인력에 영향을 더 많이 받아 좁은 구역의 양이온 농도가 넓은 구역보다 높아지는 원리를 이용했다.

통로 한쪽 끝은 물을 잘 빨아들이는 셀룰로스 나노섬유가 부풀어 오르고, 반대쪽 끝은 테이프로 눌러 부풀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박막 내부의 나노 통로를 따라 물이 빠르게 퍼지는 모세관 현상이 일어나고, 통로에 순차적으로 물로 채워지면서 이온 이동 현상이 지속되도록 했다.

물방울이 박막 내부의 지속적인 모세관 현상을 통해 우수한 전도성을 지닌 맥신(MXene) 등으로 이루어진 통로로 이동하면서 양이온의 농도 차이로 전압을 만들어내는 나노채널의 수분발전기 구조.
물방울이 박막 내부의 지속적인 모세관 현상을 통해 우수한 전도성을 지닌 맥신(MXene) 등으로 이루어진 통로로 이동하면서 양이온의 농도 차이로 전압을 만들어내는 나노채널의 수분발전기 구조.

이 박막 발전기 하나의 크기는 가로 5밀리미터, 세로 7밀리미터로 손톱보다 작다. 전기를 만드는 박막 두께는 15마이크로미터(μm)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3마이크로리터의 물만으로 20시간 이상 전압을 유지하고, 최대 45시간 동안 전압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또 구조가 유연하고 얇아서 발전기를 여러 층으로 쌓아 발전 효율을 높일 수도 있다. 연구팀은 2개 층으로 쌓은 단위 소자 48개를 직렬로 연결해 디지털시계를 구동해냈다. 수돗물 등 일반 물뿐만 아니라 바닷물과 땀 등 액체로도 전력 생산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고현협 교수는 “장시간 전압을 유지할 수 있고, 여러 층으로 쌓는 방법으로 필요한 만큼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서 웨어러블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소형 센서, 분산형 전자기기 등 다양한 자가발전 전원 기술로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과학기술 분야 기초연구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광주과학기술원(GIST)의 InnoCORE(인공지능 및 과학기술 분야 혁신 인재 육성) 프로그램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재료 분야 세계 권위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8월 12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cityblu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