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스타 미라클 건조 때 750억원 규모 채무를 보증
달러화 대출을 엔화로 전환...연간 17억원, 4년간 70억원 비용 절감
중소선사 65척에 9146억원…2031년까지 1.1조원 추가 지원
[헤럴드경제(오사카)=김선국 기자] 선박 한 척에 수백억원이 필요한 해운업에서 중소선사에게 ‘새 배’는 높은 문턱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보증을 통해 선박 건조를 돕고, 취항 후에는 금융비용까지 낮추는 방식으로 중소선사의 선박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해진공은 이 같은 중소선사 금융지원을 2031년까지 1조1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11일 해진공에 따르면 부산~일본 오사카를 오가는 2만2000t급 크루즈페리 ‘팬스타 미라클’의 선가는 7050만달러다. 팬스타는 선가의 20%인 1410만달러를 자기자본으로 부담하고 나머지 5640만달러를 금융기관에서 조달했다. 해진공은 이 가운데 95%인 5358만달러(약 750억원)의 채무를 보증했다. 팬스타 미라클은 해진공의 중소선사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금융보증 지원 사례다.
팬스타 미라클은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된 최초의 크루즈페리다. 국내에서 대형 크루즈페리를 건조한 선례가 없어 민간 금융만으로 건조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웠다는 게 해진공의 설명이다. 해진공은 2022년 12월 달러화 채무보증을 지원했고, 선박은 지난해 4월 인도돼 부산~오사카 항로에 투입됐다.
취항 후에는 금융구조를 다시 짰다. 해진공은 지난달 팬스타 미라클의 달러화 대출을 엔화 대출로 전환하는 재금융을 지원했다. 해진공의 첫 엔화 채무보증 사례다.
지난달 31일 기준 달러화 대출 기준금리는 3.80%, 엔화 대출은 1.56%였다. 약 700억원의 남은 대출금을 기준으로 조달금리가 2.5%포인트 이상 낮아지면서 연간 이자비용이 약 17억원, 남은 보증기간 4년간 약 70억원 줄어들 것으로 해진공은 추산했다.
엔화 매출을 엔화 대출 상환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활용했다. 팬스타는 부산~오사카 항로에서 화물과 여객 운송으로 벌어들인 엔화로 대출을 상환해 환율 변동 위험과 환전 비용도 줄일 수 있게 됐다.

해진공은 2018년 출범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해운·물류기업 약 150개사에 누적 17조5000억원의 금융지원을 승인했다. 이 가운데 중소선사 28개사의 선박 65척에 9146억원을 지원했다.
해수부와 해진공은 지난 6월 ‘제2차 중소선사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2026~2031년 6년간 1조1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1차 프로그램 지원액 3887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원 대상도 기존 중소선사에서 신규 중견선사까지 확대하고 예선업과 도선업을 새로 포함했다. 선박 담보가치 인정 비율은 최대 80%까지 높이고, 대출이자 지원 한도도 대출원금 기준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한다. 선박 2척 이상을 공동 발주하는 경우 우대금리도 적용한다.
배종윤 해진공 ESG성과팀장은 “HMM을 제외하고도 공사가 지원한 규모가 12조7000억원”이라며 “앞으로 중소·중견선사 등으로 산업의 파이를 넓히는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adast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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