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소고기 판매량 6.6% 감소…“가격 비싸서”
수입 돼지고기 45.6%↑…삼겹살이 48.9% 늘어
[헤럴드경제=정대한 기자] “요즘 한우는 눈으로만 봅니다.” 퇴근길 마트를 찾은 A씨가 수입산 삼겹살 코너로 이동하면서 말했다. 그는 “당연히 한우를 사고 싶지만, 식비 부담이 늘어 삼겹살을 택하는 날이 많아졌다”면서 “외식을 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우 가격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고기로 발길이 몰리고 있다. 고물가에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자 육류 쇼핑에서도 ‘가성비’를 먼저 따지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다봄’의 판매량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산 소고기(한우·육우) 판매량은 1381만3342㎏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줄었다. 수입산 소고기도 같은 기간 5.4% 감소한 922만8933㎏에 그쳤다. 다만 해당 통계는 특정 대형마트와 체인슈퍼, 조합마트의 판매자료를 모은 것으로 국내 전체 소비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연도별 국내산 소고기 판매량도 감소세다. 1~7월 기준 2024년 1521만4211㎏이던 판매량은 지난해 1479만2905㎏으로 2.8% 줄었다. 올해는 다시 6.6% 더 감소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9.2% 감소한 셈이다.
반대로 돼지고기 판매는 늘고 있다. 국내산 돼지고기 판매량은 올해 1~7월 4448만315㎏으로 2.4% 늘었다. 수입산은 1265만8799㎏으로 45.6% 급증했다. 특히 수입산 삼겹살이 48.9% 뛰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수입산 돼지고기 판매량은 무려 69.9% 늘어난 수치다.
수입 물량 자체가 늘어난 영향도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1~7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33만1000톤이었다. 삼겹살 수입량이 40.2% 급증한 가운데 유럽연합(EU)산 수입량이 전년 대비 51.9% 늘었다.
가정 식탁과 외식 시장에서도 명암이 갈렸다. 농경연에 따르면 7월 가정 내 한우 구매량은 전년 대비 0.8% 줄었고, 외식 점포당 소고기 매출량 지수도 8.4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정 내 국내산 돼지고기 판매량은 13.5%, 수입산은 53.2% 늘었다. 외식 점포당 돼지고기 판매량도 3.9% 증가했다.
소고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사이 돼지고기가 소폭 오른 영향이다. 국내산 소고기 1등급 안심은 지난 9일 기준 100g당 1만5288원으로 전년보다 19.1% 올랐다. 한우 사육 마릿수와 도축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산 소고기 척아이롤(냉장)도 고환율 여파로 21.4% 뛰었다. 그 사이 돼지고기 삼겹살은 100g당 2972원으로 1.2% 오르는 데 그쳤다. 수입산 삼겹살도 1.1% 오른 1529원 수준이다.
농경연의 ‘한육우, 돼지, 젖소 수급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보면 왜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렸는지 명확해진다. 지난해 한우 소비를 줄인 사람의 77.7%가 ‘가격이 높아서’를 이유로 꼽았고, 수입산 돼지고기를 더 찾게 됐다는 사람의 40.8%는 ‘가격이 저렴해서’라고 답했다. 부위별로는 삼겹살 선호가 여전히 가장 높았다. 저렴한 앞다릿살·뒷다릿살을 찾는 비중도 전년 대비 2.0%p 늘어난 6.4%로 집계됐다.
kore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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