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시 오픈 참관차 12∼13일 방문

美 빅테크·제약사 유치한 아일랜드

도심 대신 골프장 등 동선관리 총력

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RNC) 이틀째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EPA]
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RNC) 이틀째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아일랜드가 긴장하고 있다. 반(反)트럼프 시위가 예고된 가운데 아일랜드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을 최대한 통제해 시위대와의 접촉을 피하고, 미국과의 마찰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인 오는 12∼13일(현지시간) 본인 소유 둔버그 골프장에서 열리는 아이리시 오픈 골프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아일랜드를 찾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1일 폴리티코 유럽판은 아일랜드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최대한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띄지 않게 하고, 수도 더블린의 도심을 피해서 통제가 비교적 용이한 공원 및 서해안 골프장에 트럼프 대통령을 붙잡아두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이번 아일랜드 방문은 초청받아서 하는 게 아니라 골프를 보러 오는 것”이라며 “우린 그가 더블린을 최대한 순조롭고 문제 없이 통과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가 선물한 새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를 타고 더블린 공항에 도착해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더블린의 대형 공원이자 외교 행사 주요 무대인 피닉스파크로 직행할 예정이다.

아일랜드로선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피닉스파크 내 동물원, 놀이시설 등을 지난 10일부터 폐쇄해야 하긴 했지만, 그 덕에 더블린 도심의 미국대사관 신축 부지 방문을 희망한 미 정부의 초기 구상은 피할 수 있게 됐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고위 당국자는 “수도 한복판의 착공식이라니 보안상, 그리고 물류 이동상 악몽이 될 뻔했다”고 말했다.

피닉스파크 일정과 둔버그 골프장행까지 안전하게 소화하기 위한 보안 인력은 4000명 투입된다. 그중 1000명은 미 비밀경호국(SS), 드론 방공 무기류를 다루는 보안요원을 포함한 미국 측 인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일랜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는 여론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 최근 선데이인디펜던트와 ‘아일랜드 싱크스’가 한 여론 조사에서 이번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사람은 3분의 2를 넘었다.

그러나 아일랜드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은 최대한 피하려는 분위기다. 많은 미국 빅테크와 제약사들이 세제 혜택을 노리고 아일랜드에 유럽 본부를 두고 있으며, 이들로부터 얻는 경제효과가 아일랜드에는 매우 중요한 경제 동력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초 재집권하면서 아일랜드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공격받지 않는 것’을 양국 관계의 핵심 목표로 삼아 왔고, 마틴 미할 아일랜드 총리의 백악관 방문과 정상회담도 2년 연속 무난하게 이뤄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일랜드 당국자는 “우리가 미국에 크게 의존한다는 사실에서 벗어날 순 없다”며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전면적인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일랜드 정부의 노력과 별개로 반(反)트럼프 시위는 이어질 예정이다. 12일 더블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이민·기후변화 정책에 항의하는 ‘트럼프는 불청객’ 시위가 열릴 예정이고 둔버그 및 인근 섀넌 공항을 둘러싼 시위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아일랜드의 상징적인 국가 원수인 캐서린 코널리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좌파 성향이며 팔레스타인인들을 강하게 지지해온 코널리 대통령은 취임 전인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의 아일랜드 방문 당시 반대 시위에 참여했을 만큼 그에 대한 공개 비판을 했던 인물이다.


eyr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