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불과 닷새 앞두고 참가국 선수단 사이에서 숙소를 둘러싼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컨테이너형 숙소의 침실이 당초 계획보다 부족한 데다 누수 등 시설 문제까지 겹치면서 대회 조직위원회의 준비가 도마 위에 올랐다.
14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들은 선수단장 모임에서 조직위에 숙소와 교통, 식사 등 대회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단 숙소다. 대회 조직위는 비용 절감과 친환경을 내걸고 고층 아파트 형태의 선수촌 건립 대신 조립식 컨테이너와 대형 크루즈선에 투숙하는 방식을 택했다.
약 9000명은 시내 일반 호텔에, 약 4000명은 대형 크루즈선에, 약 2000명은 나고야만에 마련된 컨테이너형 조립식 숙소에 투숙하게 된다.
하지만 컨테이너 선수촌에 침실이 부족해 대회 시작 전부터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체육회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가령 조직위원회가 특정 NOC에 컨테이너 선수촌 침실 100개를 제공하기로 했다면, 현재 침실 20개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 41개 종목 1052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이 가운데 남자농구와 주짓수, 사이클 5개 종목 선수단과 대한민국 선수단 본부 임원 3명이 한방을 쓰고 한 동에 최대 6명을 수용하는 컨테이너 선수촌에 머문다.
양궁, 탁구, 유도, 체조 등 18개 종목 선수단은 15일 나고야항 긴조 부두에 입항하는 크루즈선에서 생활한다.
대회 개막 전 시작되는 조별리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먼저 현지에 도착한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에서는 숙소에 대한 불만이 공개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농구 국가대표 변준형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숙소 화장실 세면대에서 물이 새 바닥이 흥건하게 젖은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리며 “살려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신장이 202㎝에 달하는 이현중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숙소 생활이) 힘들다”면서도 “불평해도 어쩔 수 없으니 쾌적한 공간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약 21평 규모로 알려진 컨테이너 숙소의 1인용 침대 길이는 약 1m95㎝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장용 매트리스를 연결할 수 있지만 일부 장신의 선수들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정재용 대한민국농구협회 부회장은 이번 대회 숙소를 두고 “숙소만 놓고 보면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 내에선 선수단 숙소 관련 보도가 나간 뒤 “선수촌이 아니라 난민촌에 가깝다”는 비판까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조직위는 컨테이너 선수촌의 침실 부족 문제를 인정하고 뒤늦게 호텔을 섭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논란은 일본이 2021년 개최한 2020도쿄올림픽 당시 ‘골판지 침대’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도 일본은 ‘친환경’ 기조를 내세워 선수촌에 골판지 침대를 도입했다. 당시 침대는 폭 90㎝, 길이 210㎝로 일반적인 싱글 침대보다 작았지만 최대 2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 그러나 골판지 침대의 내구성을 두고 선수들 사이에서 조롱과 불평이 이어지면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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