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230명·투르크 180명 경제인 한자리
AI·우주·핵심광물부터 조선·플랜트까지
중앙아 협력, 자원 넘어 첨단산업으로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한국 기업들이 중앙아시아와의 경제협력 범위를 기존 자원·에너지와 플랜트 중심에서 인공지능(AI), 우주·위성, 스마트시티, 조선 등 미래산업으로 넓힌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핵심광물 확보와 해외 인프라 시장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앙아시아가 새로운 전략 시장으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15일 서울에서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 각각 경제인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두 나라 대통령도 직접 참석해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 의지를 나타냈다.
먼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는 무역협회와 카자흐스탄 국부펀드 삼룩카즈나가 공동 주최한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한성숙 국무총리,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누를란 자쿠포프 삼룩카즈나 회장을 비롯해 양국 정부·기업 관계자 약 230명이 참석했다.
양국이 이번에 주목한 분야는 전통적인 자원 개발에만 머물지 않았다. 토카예프 대통령과 한 총리는 본행사에 앞서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카자흐스탄이 추진하는 알라타우 스마트시티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협력 의제에는 스마트시티뿐 아니라 미래항공교통(UAM), 핵심광물, 금융, 과학기술, AI 인재 양성 등이 포함됐다. 카자흐스탄의 자원과 한국 기업의 기술·산업 경쟁력을 결합해 경제협력의 폭을 첨단산업까지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어진 기업 세션에서는 신한금융지주와 삼성전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기업 콘텍 등이 참여했다. 금융 인프라와 AI 역량 강화, 핵심광물, 우주·위성 등 각 분야에서 추진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최근 배터리·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자원 부국인 카자흐스탄과의 협력 확대가 국내 기업의 공급망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투르크메니스탄 비즈니스 포럼’에는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한 총리, 윤 회장 등 양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 180여 명이 자리했다.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제협력 중심축은 풍부한 천연가스 자원이다. 양측은 천연가스를 단순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료와 가스화학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플랜트 사업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대우건설과 현대코퍼레이션, 고려조선산업기술 등 국내 기업들이 주요 프로젝트와 향후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교통·물류 인프라 확충 계획과 맞물려 조선과 교통 분야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로 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지난해 투르크메니스탄 국영화학공사가 발주한 6억8200만달러 규모의 비료플랜트 건설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기존 플랜트 수주 경험을 발판으로 후속 프로젝트를 발굴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양국 정부 차원의 제도적 기반도 강화되고 있다.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투자보장협정을 비롯해 화학산업·플랜트, 인프라, 철도, 스마트시티 등과 관련한 협정 및 양해각서(MOU) 13건을 체결했다. 특히 투자보장협정은 추진 16년 만에 최종 타결됐다.
협력 분야도 기존 에너지·플랜트에서 철도 현대화와 조선, 신도시 건설, 수자원, 산림, AI·과학기술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이 추진하는 카스피해 연계 물류망 구축과 한국 기업의 철도·조선 기술을 접목할 여지도 커지고 있다.
윤 회장은 “한-중앙아시아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성장해야 할 중요한 경제 파트너”라며 “대외 여건 변화에도 기업 간 협력과 추진 사업이 흔들림 없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민간 경제협력 채널도 확대해 왔다. 2019년 ‘한-투르크메니스탄 비즈니스 협의회’를 출범시켰고, 2021년에는 삼룩카즈나와 ‘한-카자흐스탄 경제협력위원회’를 설립했다. 무역협회는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기존 자원·플랜트 중심 협력을 첨단산업과 인프라 분야로 넓혀 신규 사업 발굴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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