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하이난, 유쾌·상쾌·건강 매력들⑦
[헤럴드경제(싼야)=함영훈 기자] 원스 어펀 어 타임, 아주 먼 옛날, 옥황상제의 딸은 무료한 천상의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인간세상 중 따뜻하고 놀기 좋은 바다끝 하이난(海南)으로 내려와 한 사냥꾼과 사랑에 빠진다.
천상 생활의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고 지상으로 내려온 여인의 이야기는 동양에 참 많다. 제주도를 건설한 대문할망이 그랬다, 아직도 한국어와 비슷한 어휘를 쓰는 체로키민족을 비롯해 동북아시아인이 주류 원주민인 북미에도 신이 내려보낸 세자매봉이 로키를 지킨다. 하이난에 온 선녀가 인간과 사랑에 빠진 것은 한국설화 ‘나뭇꾼과 선녀’를 닮았다.
하이난의 그녀 역시 무단 가출이었다. 옥황상제는 노했고, 사랑하는 딸이지만 저주를 내려 사슴으로 만들어버린다. 사슴으로 변한 천상여인은 잠적을 택한다.
연인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 외롭게 살아가던 사냥꾼은 하이난 한복판 우즈산에서 한 사슴을 발견하고 남쪽으로 추적해 싼야만 앞 높은 절벽에 이르러 갈 곳 없는 사냥감을 향해 활을 겨눈다.
일촉즉발. 알고보면 딸바보인 옥황상제는 급히 저주를 풀었고, 사슴이 뒤를 돌아보는 순간, 사냥꾼은 자신이 사랑했던 그 여인의 모습을 발견하고 당겼던 활 시위를 푼다. 그녀가 돌아온 것이다. 이유없이 잠수 탄 줄 알았더니 자신 때문에 그녀가 고초를 겪었음을 뒤늦게 안다.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 옥황상제는 그들의 사랑과 혼인을 허락했고, 둘은 사랑이 부활한 싼야를 포함해 하이난의 풍요를 일구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이 설화의 결정적 순간은 사슴이 머리를 돌려 사냥꾼을 보는 모습이다. 한자로 쓰면 녹회두(鹿回頭). 중국발음과 간체표기는 ‘루후이터우’ 鹿回头이다.
싼야의 상징은 루후이터우 석상이다. 자유무역을 하면서 풍요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싼야만(三亚湾)을 내려다 본다. 사슴이 머리를 돌리고 다시 사람의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모습의 석상은 펑황(凤凰:봉황)섬, 동·서 다이마오섬(玳瑁岛) 까지, 삼면의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해발 181m 해안 녹회두령(嶺) 꼭대기에 서 있다.
5년을 공들인 끝에 1987년 완공한 사슴 조각상은 높이 15m, 길이 10m, 너비 5m이다. 이 조각상 때문에 싼야는 ‘사슴의 도시’ 라는 별명을 갖게됐다.
90%의 여행자가 사슴석상의 앞과 옆 만 보는데, 뒷편에 가면 사냥꾼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슴 몸에 등을 대고 있다. 우리 일행 12명 중 딱 1명 만 사냥꾼 모습도 찾아내, 사진을 공유한뒤 환호를 받았다.
녹회두언덕에서 원숭이를 만나면 반갑기는 하지만, 음식물 등을 빼앗을 수 있으므로, 그의 움직임을 약간 신경쓰되, 외면하거나 멀직이 바라보는 것이 가장 좋은 처신이다.
싼야 루후이터우 관광발전 유한회사(三亚鹿回头旅游发展有限公司)는 이곳을 1989년에 조성했다. 1994년 국가중요명승구로 지정되었으며, 2017년에는 국가 4A 급 관광명소로 선정됐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숱한 무역선이 싼야항을 분주히 오가는 가운데 나뭇잎을 형상화하는 예술적 건물이 봉황도에도, 도심에도 서 있다.
해안도시임에도 나뭇잎 형상으로 지은 대형 빌딩을 싼야의 랜드마크로 삼은 것은 바다와 산의 조화이자, ‘사냥꾼과 선녀’의 애정 행로를 상징하는 듯 하다.
싼야는 하이난섬 최남단 서울의 3배 크기인 1919.6㎢ 면적에 해안선 길이는 209㎞이다. 도심과 주변지역을 합쳐 인구 100만명이 조금 넘는 싼야시는 하이난섬 제2도시이다.
하와이와 비슷한 북위 18도. 베트남이 분단됐던 당시 남북분계선과도 비슷한 위도에 있다. 루후이터우 동쪽 야롱만과 싼야만 해안에는 국제무역사무소와 고급 리조트들이 들어서 있다.
바다 한복판에 높이 108m의 거대 관음상과 난샨사도 들어서 또하나의 이곳 명물이 되었다.
고대부터 여행 또는 유배 온 문인들의 시문이 바위에 새겨진 천애해각은 풍경구(국가명승)로 지정돼 새롭게 단장했다.
유배지였다가 자유무역·인문,자연 관광 도시로 상전벽해 탈바꿈한 것이다. 토착민인 려족(리족)와 이주민인 묘족, 한족, 회족이 공생하며, 도시의 발전을 꾀한다.
싼야의 랜드마크 중 하나는 세계에 3개 밖에 없는 아틸란티스 리조트이다. 휴식, 놀이, 전시, 컨벤션, 다이닝, 엔터테인먼트, 쇼핑, 공연 등 8가지를 한꺼번에 누리는 복합리조트이다.
하이탕(海棠)만 해안 54만㎡(16,3만평) 부지에 ▷오션뷰 객실 1314개, ▷20만㎡(6만평) 규모의 아틀란티스 아쿠아벤처 워터파크, 돌핀 아일랜드, ▷총 1만7500 톤의 해수를 보유한 ‘아틸란티스-잃어버린 공간’ 수족관(아쿠아리움), ▷1700명이 동시에 관람할수 있는 공연장, ▷해양포유류 동물병원, ▷바다사자 테마파크 등을 갖추고 있으며 숱한 국제호텔리조트 어워드와 건축상, 그린건축인증을 받았다.
호텔 본관에 들어가자마자 거대 아쿠아리움이 눈에 들어온다.
상어, 가오리 등 8만6000마리의 해양생물이 드넓은 아쿠아리움에서 마치 바다에서 사는 것 처럼 노닌다. 메인 수조인 ‘앰배서더 라군’(Ambassador Lagoon)는 물속에 잠겼다는 초고대문명 아틸란티스를 형상화했다.
특별한 경험은 넵튠과 포세이돈이라는 이름을 가진 수중 스위트룸이었다. 넵튠 수중 스위트는 약 145.5∼173.3㎡ 규모의 복층 객실이고, 포세이돈 수중 스위트는 340㎡에 달한다.
침대에서 수족관 창으로 고개를 돌리면 가오리가 미소 짓고, 욕조에 누워 아쿠아리움을 보고 있으며 상어가 돌진해오는 듯 하다.
싼야는 려족의 대나무춤을 비롯해 토착문화를 존중,계승하고 있으며, 국제 크루즈가 봉황섬에 수시로 입항하고, 1300여척의 등록 요트가 바다 위를 떠다녀, 럭셔리 해양레저 도시의 면모까지 두루 갖춘 문화관광도시이다.
인정도 넘치고, 맛은 중국 본토와는 다르고, 해양교류가 활발했음을 보여주듯 다양한 아시아 미식의 장점들이 잘 반영돼 동아시아 최고수준이다. 흑맥주가 예상을 뒤엎고 참 맛있는 곳이다.
골프여행자들 역시 싼야와 하이커우, 하이난섬 남북을 오가며 다양한 코스를 경험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본토엔 한국인들의 방문이 급증하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의 하이난 방문은 급증하는데, 과거 많이 오던 한국인들이 발길이 하이난에만 충분히 닿지 않는 듯 하다. 아직 코로나이전 상황만큼 한국인들의 방문이 회복되지 않았다.
아마 잠시 잊어서 그렇지 다시 가보면 비슷한 위도의 아열대 여행지중 최고라는 점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헤럴드경제 하이난 기획 ‘두근두근 하이난, 유쾌·상쾌·건강 매력들’ 시리즈물 참조
하이난은 오래전 부터 한국인을 좋아했고, 한국인들도 하이난 만의 색다른 문화를 좋아했다. 친애하는 마음도 있거니와, 한국인과의 우정이 하이난 발전의 열쇠임을 하이난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 한국인 관광객들을 대하는 하이난 사람들의 인정이 유독 진하게 느껴진다. 한국처럼 첨단 경제, 자유무역지대로 발돋움하고 싶어하는 싼야는 특히 한국인들이 오는 것이 특별히 반갑다고 한다.
[취재도움=하이난 건강여행 전문여행사 라미타 코리아 한단 대표, 하이난 관광청, 싼야 루후이터우 관광발전 유한공사]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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