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노리는 신한은행 ‘20년 실전경험’ vs 시금고 첫 탈환 나서는 하나은행 ‘지역 밀착’ 대결
진짜 승부처는 시민 세금 전산망
시민이용 편의성·금고업무 관리능력 48점
심의위, 당일 PT만으로 제대로 검증할 수 있나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연간 17조원 규모의 인천시 곳간을 4년간(2027~2030년) 맡을 제1,2금고 선정이 17일 판가름난다.
특히 제1금고 선정을 앞두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2파전’ 경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년간 60조원에 달하는 인천시 제1금고 선정에서 인천시금고지정심의위원회가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은 인천시민과 직결되는 지방세 납부와 세입금 처리 ‘전산망’이다.
어느 은행이 더 안정적이고 편리하게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금고지정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가 과연 얼마나 철저하게 검증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핵심이다.
오늘 6번째 도전에 나서는 신한은행과 시금고 첫 탈환을 노리는 하나은행의 PT가 예정된 가운데 시금고지정심의위원회 심의와 평가를 거쳐 사실상 당일 선정 결과까지 나올 경우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날 심의 평가에서 ‘시민이용의 편의성’과 ‘금고업무 관리능력’에 각각 24점씩, 모두 48점이 배정돼 있는데 전체 100점의 절반에 가까운 점수가 시민 서비스와 금고 운영능력을 하루만에 검증해 발표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천시 금고의 주요 업무에는 지방세·세외수입·상하수도 요금 등의 수납과 세출금 지급 등이 포함된다.
결국 전산망은 은행 내부 업무시스템이기 보다 300만 인천시민이 세금을 내고 인천시가 세입금을 확인하고 회계 처리하는 행정서비스의 핵심 기반이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전산시스템과 금고업무 능력을 단 하루 PT를 통해 얼마나 깊이 검증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20년 운영’ 신한 vs ‘새로운 도전’ 하나… 전산망 검증이 관건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20년간 인천시 제1금고를 맡아왔다. 6번째 도전하는 신한은행은 장기간 금고 운영 경험과 전산시스템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20년이라는 기간이 곧바로 평가 우위를 의미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장기간 운영한 만큼 그동안의 시스템 장애와 복구 이력, 보안 대응, 전산 고도화, 데이터 관리, 제도 변화에 대한 대응 실적 등을 객관적으로 내놓고 평가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나온다.
9월 중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하나금융그룹 본사 이전을 앞세운 하나은행도 지역경제 기여와 지역 밀착성을 강조하며 제1금고 탈환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금융 전산능력과 인천시 지방세·세입금 전산망을 실제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시금고에 도전하는 하나은행 입장에서는 이번 시금고 선정 평가가 얼마나 중요한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하나은행이 처음으로 인천시 제1금고를 맡게 될 경우 기존 시스템과 어떤 방식으로 연계하고 전환할 것인지, 자체 전산망으로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한지, 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시민들의 세금 납부에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어떤 이중화·백업 체계를 구축할 것인지가 핵심 검증 대상이기 때문이다.
“우리 시스템이 좋다”가 아니라 “실제로 검증됐나” 확인이 중요
하나은행은 현재 인천지역 일부 자치구 금고 업무에서 신한은행의 전산시스템을 이용하고 이에 따른 연간 수억원 대의 사용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다만, 이 부분은 하나은행의 전산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만약 인천시 제1금고를 맡게 되면 자체적인 시스템으로 지방세와 세입금 업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시금고지정심의위원회가 객관적인 답을 받아내야 명확해질 수 있다.
인천시 공고문에도 금고 업무를 위한 전산시스템과 운영프로그램은 2027년 1월 1일부터 정상 운영돼야 하며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지체상금 등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전산시스템이 단순한 부대조건이 아니라 금고 업무의 정상 수행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는 의미다.
48점짜리 평가, PT 하루 만에 제대로 검증 가능한가
더 큰 문제는 심의 방식이다. 인천시 공고문에는 심의위원회가 관련 기관의 공시자료와 비교·검증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의·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또 객관적이고 심도 있는 심의를 위해 지방세입금 납부편의 증진방안과 금고업무 관리능력 등에 대해서는 금융기관별 PT와 질의응답을 실시하도록 했다.
그렇다면 오늘 두 은행의 PT는 단순한 발표회가 아니라 실질적인 검증의 자리가 돼야 한다.
하지만 PT가 끝난 뒤 당일 심의와 평가, 결과 발표까지 이어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전체 100점 중 절반을 차지하는 48점 상당의 핵심 평가항목을 금융기관의 설명을 듣고 몇 시간 안에 평가하는 것만으로 충분한지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시금고지정심의위원들이 제시된 자료를 금융감독원 등 관련 공시자료와 비교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사실 확인까지 거쳐야 한다면 물리적으로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전산시스템은 더더욱 그렇다. 시스템 장애 대응능력은 PT 자료 몇 장으로 확인할 수 없다.
대규모 지방세 납부가 몰리는 상황에서의 처리능력, 서버 장애 발생 시 복구시간, 백업시스템, 사이버 공격 대응, 데이터 연계, 시스템 전환 과정의 안정성 등은 구체적인 자료와 운영실적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지역 금융계는 “신한은행이 20년 운영 경험을 앞세우든, 하나은행이 인천 본사 이전과 지역경제 기여를 앞세우든 최종 판단은 객관적인 평가로 이뤄져야 한다”며 “신한은행에는 20년 운영 실적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고 하나은행에는 새로운 금고 운영체계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어느 은행이 실제로 인천시민의 세금을 더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 PT날 심의위원들이 가려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특히 4년 동안 맡길 인천시 금고를, 48점짜리 핵심 전산·관리능력을 하루 만에 제대로 검증할 수 있을지, 심의위원회의 ‘검증 능력’이 시험받는 날이 될 수 있다.
한편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지난 6일 ‘인천시금고 선정, 공정한 심사로 시민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선정하라’는 내용의 자료를 내고 이번 시금고 선정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인천시민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금고지정심의위원회의 공정한 구성 등을 요구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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