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연준 긴축 기조 이어갈 것”

양국 금리차 0.75%P→1%P로 커져

추가인상 예고에 한은도 긴축 발맞춰

환율 5거래일 연속 오르고 유가 상승

성장·물가 모두 높아…금융불균형도

취약차주 부담 고려해 균형점 찾을 듯

신현송(가운데) 한국은행 총재와 케빈 워시(왼쪽)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애슈빌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AFP]
신현송(가운데) 한국은행 총재와 케빈 워시(왼쪽)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애슈빌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연내 추가 인상까지 예고하면서 한국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도 한층 짙어질 전망이다.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고 금융불균형 상황도 불안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마저 상방 압력을 받으면서 다음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3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주목된다.

권민수 한은 부총재는 17일 오전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 관련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간밤 연준이 2023년 7월 이후 3년여 만에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케빈 워시 의장의 물가안정 의지 강조 및 추가 인상 가능성 시사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동전쟁 전개상황 및 국제유가 흐름, 주요국 재정건전성 우려, AI(인공지능) 산업 관련 불확실성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남아 있는 데다 이번주 일본, 영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도 예정된 만큼 앞으로도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벽 연준 FOMC는 기준금리 수준을 약 3년 만에 3.5~3.75%에서 3.75~4%로 0.25%포인트 올렸다. 워시 의장을 포함해 12명의 FOMC 위원이 모두 금리 인상에 찬성한 데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앞으로 한은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에도 힘이 더 실릴 전망이다.

이날 공개한 점도표를 보면 19명의 FOMC 위원 중 12명은 연말 금리 수준을 지금보다 0.25%포인트 높은 4∼4.25%로 전망했다. 4명은 0.5%포인트 높은 4.25∼4.5%를 예상했다. 동결을 전망한 위원은 2명뿐이었다. 워시 의장은 점도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점도표 참여자들의 연말 금리 예상치 중간값은 6월 점도표보다 0.3%포인트 오른 4.1%로 집계됐다.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기준금리 예측 도구인 ‘페드워치(FedWatch)’에서도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11.3%에 그쳤다. 과반인 50.1%는 4~4.25%를, 나머지 38.6%는 4.25~4.5%를 예상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추가 인상까지 예고하면서 한은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에도 보다 힘이 실릴 전망이다. 지난 7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약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금리인상 기조’ 진입을 공식화했다. 이어진 회의에서도 금리를 재차 올리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내비쳤다.

이번 미국 금리 인상으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원/달러 환율이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면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원화는 상대적으로 약세 압력을 받는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벌어졌다. 여기에 최근 다시 치솟는 국제유가 또한 원/달러 환율을 밀어올리고 있다.

월평균 환율(주간종가 기준)은 올해 6월 1528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7월 1488.9원, 8월 1404.4원 등 연이어 하락했다. 9월(16일까지)도 1352.6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하루 단위로 보면 환율은 9일(1336.1원) 이후 16일(1368.6원)까지 5거래일 연속 올랐다. 17일 오전 9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78.3원으로 더 오른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과 유가 동반 상승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더 키울 전망이다. 유가와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급등하고,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자극하는 흐름이다. 여전히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 등 주요 지표들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한은은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요측 물가 압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연이어 내고 있는데, 유가마저 다시 오르면서 공급측 물가 압력까지 이중으로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 수도권 집값과 2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상황도 여전히 불안하다.

한은은 다음달 2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일제히 금리를 올렸고, 경제 지표들이 긴축을 가리키는 상황에서 3연속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지난달 관례를 깨고 연속 인상을 단행했던 만큼 일단 그 효과를 한동안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기자설명회에서 “이번에 (기준금리를)연속 인상했기 때문에 효과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공개한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운용은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물가압력과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면서도 “아직 경기 개선 효과를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는 경제주체들에게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인상 시기를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도 미국 금리 인상 전망…국내 긴축기조 더 굳어진다

한은도 미국 금리 인상 전망…국내 긴축기조 더 굳어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약 3년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고용·물가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큰 폭으로 뛰었기 때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75037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