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대 투자해법 제시
전문가 명강연에 1만5000명 재테크 열공
뉴노멀이 된 고금리 속 투자처로 AI 지목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변동성에 대응해야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자산 배분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동시에 장기적인 시야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변동성에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이틀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헤럴드머니페스타 2026’에는 이런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고 각종 부스 행사에 참여하려는 관람객 1만2000명이 발걸음했다.
올해로 제3회를 맞이한 ‘헤럴드머니페스타 2026’이 2~3일 DDP에서 ‘머니 리밸런싱: 다시 맞추는 자산의 무게’를 주제로 열렸다. 이번 행사의 주제인 ‘머니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은 올해 큰 변동성을 보이는 자산시장 환경과 맞닿아 있다. 최근 주가 조정과 전 세계 금리 인상 국면에서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짤 것인지에 대한 전문가의 강연이 이어졌다.
연단에 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고금리 국면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년 2개월 만에 0.25%포인트 높였고, 일본은행도 0.25%포인트 올리며 31년 만에 최고 수준을 찍었다. 한국은행도 7·8월 기준금리를 연이어 올렸다.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지금 전 세계가 금리 인상 추세로 다시 들어가기 시작했다”며 “미국도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 같고 우리나라도 11월 가능성이 나오지만 내년에 좀 더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태민 더그비 주식회사 대표는 “미국이 지금 궁지에 몰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국채 문제”라며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힘주는 배경으로 결국 인도인,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들의 주머니에 있는 자금을 미국 국채로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국채가 팔리면 팔릴수록 세계 각국의 로컬 국채는 그만큼 덜 팔리는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있다”며 “환율을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미국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금융정책의 재량권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7월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인상 사이클’ 진입을 공식화했다. 이어 8월에도 연이어 금리를 올려 3%을 찍었다. 22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는 동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시장에서는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더 나아가 금리 인상 기조가 앞으로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앞서 연속 금리 인상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경기 성장세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올라가고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경기를 과열·위축시키지 않는 기준금리 수준인 중립금리가 더 높아지고, 한은도 오랫동안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할 여지가 커진다.
고금리 국면에서는 투자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안전자산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투자할 이유가 약해지고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오건영 단장은 “금리 상승세가 꽤 오랜 기간 이어질 것으로 확신하는 순간 시장은 긴장하게 될 것”이라며 “금리가 내려갈 때 투자하는 것보다는 불확실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투자에 힘을 실었다. 오 단장은 “AI 혁명이 무너지면 전 세계 국가들의 부채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AI 쪽으로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며 “길게 본다면 포트폴리오를 AI 쪽에 넣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규 본부장도 “내년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업체)의 설비투자 규모가 1조2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 시장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반도체뿐만 아니라 AI가 묻어 있는 섹터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AI 산업을 망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자 사이클은 한동안 꺾이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AI·반도체만 바라보는 무조건적 투자 대신 종목이나 채권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금리 5% 시대에는 업종 선택뿐 아니라 기업 선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코스피 순이익 증가율이 올해 271.5%에서 내년 30.6%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실장은 “이익 증가율 둔화 초기에는 영업이익률 개선 여부가 주가 차별화를 가를 것”이라며 원화 강세를 반영한 영업이익률과 잉여현금흐름(FCF) 증가 여부를 선별 기준으로 제시했다.
채권 비중 확대와 적립식 투자로 변동성을 방어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최창규 본부장은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7% 수준까지 치솟으며 22년 만에 최고치”라며 “전통적인 주식 60%, 채권 40% 공식이 깨질 만큼 이례적인 장세”라고 짚었다. 이어 “연말을 기점으로 포트폴리오 내 채권 비중을 서서히 높여가는 전략도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고점에 진입한 투자자의 피로감을 고려하면 앞으로 소수점 매수 등을 활용한 ‘적립식 모으기’가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벼리 기자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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