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법원행정처 현장 실사 앞두고 자치구별 입지 경쟁 본격화

제물포·영종·미추홀·연수·검단·서해구 출사표

공항·항만·법조 인프라 내세워

인천해사법원 임시청사 [제물포구 제공]
인천해사법원 임시청사 [제물포구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해사국제상사법원(이하 인천해사법원) 본청사 유치 경쟁이 인천지역 자치단체 간 총력전으로 번지고 있다.

임시청사를 유치한 제물포구에 이어 영종구와 미추홀구, 연수구, 검단구, 서해구까지 본청사 유치에 뛰어들면서 최종 입지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법원행정처의 현장 실사가 오는 5일 예정되면서 각 자치구는 지역의 교통 접근성과 부지 여건, 주변 기반시설 등을 앞세워 유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천의 해양·항공·물류산업과 연계한 국제 사법기관을 어느 지역에 유치하느냐에 따라 향후 도시 발전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인천시와 관련 자치구 등에 따르면 인천해사법원은 오는 2028년 3월 제물포구 옛 중구의회 청사에서 임시 개원한 뒤 본청사를 마련해 정식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천지역 6개 자치단체 모두 17곳 후보지 제안

앞서 임시청사 선정 과정에서는 인천지역 6개 자치단체가 모두 17곳의 후보지를 제안했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6월 옛 중구의회 청사를 임시청사로 선정했다. 이제 관심은 2030년대 정식 개원을 위한 본청사의 최종 입지로 옮겨가고 있다.

법원행정처가 연내 본청사 입지 선정을 목표로 후보지 실사에 나서기로 하면서 자치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제물포구는 임시청사 유치 성과를 본청사까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인천항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지를 본청사 후보지로 제안하고 원도심 재생과 연계한 개발 효과를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해사법원 유치를 원도심 활성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영종구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국제 접근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다.

해외 선사와 해운기업, 국제 해사분쟁 당사자들이 이용하는 전문 법원인 만큼 세계 각국을 연결하는 항공교통망이 강점이라는 주장이다.

영종구는 주민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등 지역사회 여론을 결집하며 유치전에 힘을 싣고 있다.

미추홀구는 인천지방법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법조 기반과 향후 인천고등법원 개원 계획 등을 활용해 법률 관련 기관 간 연계성을 강조한다.

해사법원까지 유치할 경우 인천의 사법 인프라를 집적하고 법조타운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연수구는 국제기구와 해양 관련 기관이 모여 있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아시아·태평양지역센터와 해양경찰청 등 관련 기관과의 협력 기반을 활용해 국제 해사·상사 분야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검단구도 본청사 유치 경쟁에 가세했다. 향후 조성될 법원·검찰 북부지원 등 사법 인프라와의 연계 가능성을 비롯해 지역 개발 여건 등을 경쟁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서해구는 청라국제도시를 본청사 입지로 제안하며 공항과 항만을 연결하는 교통 접근성, 국제업무 기능, 광역교통 기반 등을 앞세우고 있다.

서해구는 지난 2일 청라동 후보지 인근에서 구재용 구청장과 이용우 국회의원, 주민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본청사 유치 필요성과 입지 경쟁력을 강조했다.

현장 실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한편 청사 건립과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할 행정적 지원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본청사 유치전, 지역별 발전 전략 대결로 확대

이처럼 6개 자치구가 각기 다른 강점을 내세우면서 본청사 유치전은 지역별 발전 전략의 대결로 확대되고 있다.

다만 지역의 상징성이나 개발 기대감만으로 최종 입지가 결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법원행정처가 제시한 주요 입지 조건은 부지 조성이 완료됐거나 2029년까지 조성을 마칠 수 있는 곳, 토지이용계획상 공공청사 건립이 가능한 곳, 교통망을 갖추고 남향 배치가 가능한 곳 등이다.

결국 후보지별 부지 확보 가능성과 조성 일정, 교통 접근성, 실제 청사 건립 여건 등이 입지 선정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치 의지를 얼마나 강하게 드러내느냐보다 법원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고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인천해사법원은 해상에서 발생하는 각종 법적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법기관으로, 수도권과 강원·충청권을 관할할 예정이다.

해운·항만산업과 국제상거래가 밀접하게 연결된 인천에 전문 법원이 들어서면 관련 분쟁 해결을 위한 사법 접근성이 개선되고 국제 해사법률 서비스 기반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본청사 유치가 지역경제에 미칠 효과를 둘러싼 기대가 큰 만큼, 입지 선정 과정에서는 지역 간 경쟁을 넘어 인천 전체의 산업·교통·도시계획과 조화를 이루는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행정처의 오는 5일 현장 실사는 이러한 입지 여건을 확인하는 주요 절차가 될 전망이다.

인천지역 6개 자치구가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우는 가운데 연내 최종 입지 선정 과정에서 어느 지역이 실질적인 건립 여건과 장기적인 활용 가능성을 인정받을지 주목된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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