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도 할인가 시대…가성비 경쟁
소비자들 올리브영 라스트픽에 몰려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화장품도 할인가를 먼저 살피는 시대다. 7만원대 제품을 2만원대에, 3만원대 제품을 1만원대에 살 수 있는 올리브영 ‘라스트픽’이 화장품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재고가 소량 남았거나 단종 예정인 상품을 정가 대비 최대 70%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특가 기획전이다.
지난 2일 찾은 서울 종로구의 한 올리브영 매장 입구 옆에는 검은색 종이상자로 만든 라스트픽 매대가 있었다. 매대 전면에는 ‘올! 블랙 LAST PICK’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올리브영 PB(자체 브랜드)를 비롯해 구다이글로벌, 애경산업, 아이소이 등의 상품이 진열됐다.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은 물론, 생리대와 속옷까지 팔았다. 캐릭터와 협업해 내놓은 한정판 상품도 매대 한쪽을 차지했다.
상품마다 할인 가격을 적은 별도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기존 가격에서 두 차례 이상 값을 낮춘 상품도 눈에 띄었다. 올리브영 PB 브링그린의 3만6000원짜리 ‘티트리시카 쿨링 선스틱’은 1만4500원이었다. ‘클리오 에센셜 블러셔’는 1만8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AGE20’S ‘글래스 스킨 에센스 팩트’는 3만8000원에서 1만1400원으로 가격이 낮아졌다.
마포구의 다른 올리브영 매장에서는 다른 상품들이 라스트픽 매대를 채우고 있었다. 매장마다 라스트픽에 포함되는 상품이 다르다는 점도 특징이다. 원하는 제품을 찾으려고 여러 매장을 둘러보거나, 인기 상품을 사려고 개점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올리브영은 용산아이파크몰에 블랙프라이데이 상품을 한데 모은 팝업 존도 마련했다.
매장을 찾은 20대 이모 씨는 “매장마다 상품 구성이 달라 마포역 인근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며 “다양한 화장품을 써보려면 부담스러운데 평소 눈여겨봤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라스트픽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라스트픽 상품을 찾는 방법을 공유하는 정보글부터 매장 오픈런으로 산 제품을 인증하는 게시물까지 관련 콘텐츠가 잇따른다. 올리브영 온라인몰 급상승 검색어에서도 라스트픽이 1위에 올랐다.
다양한 화장품을 경험해 보려는 소비자 수요와 높아진 화장품 가격 부담이 라스트픽의 인기 요인이다. 실제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9월 화장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21.42(2020=100)로 1년 전보다 1.4% 올랐다.
저가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다이소의 올해 1~9월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화장품 할인 전문점도 가격 경쟁에 가세했다. 오프뷰티가 대표적이다. 제조사에서 직매입한 상품이나 패키지 리뉴얼 전 재고를 확보해 할인 판매한다. 롬앤, 닥터지, 조선미녀 등 약 4000종을 취급한다. 상품에 따라 정가 대비 최대 97% 할인된 가격을 내세운다.
판매 채널도 넓히고 있다. 오프뷰티는 지난 10월 8일부터 배달의민족의 퀵커머스 서비스 ‘장보기·쇼핑’에 입점했다. 서울과 부산 등 주요 지역 직영점 30곳에서 화장품 즉시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제품을 경험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할인 행사와 저가 전문 채널을 중심으로 가성비를 앞세운 뷰티 유통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iu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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