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혐의로 한진그룹의 총수일가 고발 의견을 전원회의에 상정해놓고 전원회의 일정을 잇따라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특정 대기업에 지나친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16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전원회의 심의는 당초 지난 9월 말 열릴 예정이었지만 두 차례에 걸쳐 두 달여 간 연기돼 다음 달중 열릴 예정이다.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 6월 대한항공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그룹총수의 자녀라는 지위를 악용해 자회사인 유니컨버스와 싸이버스카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심사보고서에는 과징금 처분과 함께 조원태·현아 남매를 검찰에 고발하는 안이조치 의견으로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에 대한 전원회의는 당초 9월 말에 열리기로 했지만 10월 초로 예정된 CJ CGV와 심의 일정이 서로 뒤바뀌면서 2주 가량 연기됐다.

공정위 측은 전원회의 관계자들에게 CJ CGV의 불법행위에 대한 공소시효가 임박한 탓에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0월 초에도 한진을 안건으로 한 전원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국정감사, 중요사건 심의 일정 변경 등을 이유로 전원회의가 또다시 한 달여 미뤄졌기 때문이다. 이로써 한진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전원회의는 심사보고서가 상정된 지 5개월여만인 11월에야 비로소 열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한 달이나 남은 만큼이마저도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정위가 변경 사유로 제시한 공소시효, 국정감사 등은 심사보고서 발송 당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부랴부랴 뒤늦게 일정을 변경한 사유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원회의 일정이 두 번씩이나 연기된 것에는 심사를 최대한 늦추려는 한진 측의 ‘입김’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한진 측은 심사일정이 확정된 뒤 공정위에 의견서 제출기한 연장을 요구하면서 ’심의 일정이 늦어질수록 좋다‘는 의견을 표명했고 공정위도 반론권 보장 등을 이유로 한진 측의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 합병 심사 당시 공정위가 의견서 제출기한을 각각 2주, 4주 연기해달라는 양사의 요청을 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전면 거부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진 측은 전원회의 출석을 앞두고 조원태·현아 남매 검찰 고발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문제로 속을 앓는 상황에서 한진 총수일가를 상대로 검찰 수사가 확대될 경우 그 파장을 쉽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진 측은 법률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화우를 선임했으며 공정위 고위 간부 출신이이 사건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심의기일 연기는 사건처리 절차 규정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며 피심인이나 피심인의 법률대리인이 누구인지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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