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ㆍ김성우 기자] #두 아이를 둔 주부 신 모(34) 씨는 올해 어린이집 할로윈 파티 때 입힐 첫째의 코스튬을 직접 만들었다. 아이가 부쩍 크다보니 지난해 구입했던 아이언맨 수트는 중고장터를 통해 ‘다른 엄마’에게 판매했다. 신 씨는 “몇 만원 씩 하는 코스튬을 하루 입히자고 매년 살 수는 없고 차라리 직접 만드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난해 한 번 아이의 할로윈을 챙겨봐서 올해는 일찍 수월하게 준비한 셈”이라고 했다.
#조 모(여ㆍ32) 씨는 최근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서 코스튬 복장 몇 개를 구입했다. 곧 있을 할로윈 파티에 친구들과 함께 입기 위해서다. 그는 “국내 온라인과 구매대행을 통해 판매하는 코스튬들이 비슷비슷해서 가격 비교하기가 수월했다”며 “일본에서 직접 구입하니 온라인보다 2~3만원 저렴해서 여러개 구입했다”고 말했다.
10월 31일, 할로윈을 앞두고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과거 외국의 문화, 혹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문화체험형’ 행사에 그쳤던 할로윈이 파티문화의 확산에 힘입어 그 존재감이 커지면서다. 할로윈이 다가오면 엄마들은 부산하게 자녀를 위한 코스튬을 구하는 데 열을 올리고, 2030 젊은층도 여기에 합세하면서 국내 할로윈 시장도 거침없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옥션에 따르면 할로윈을 일주일 앞둔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파티복/정장세트(주니어남아의류)의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60%, 파티복/드레스(주니어여야의류)는 850% 판매률이 늘었다. 마술용품은 665%, 그리고 기타 파티용품은 29% 판매가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로윈이 미취학ㆍ저학년들의 고정행사로 자리잡음에 따라 미리 할로윈을 준비하는 엄마들의 움직임도 바빴다. 한 중고마켓에서는 할로윈을 2~3개월 앞두고부터 ‘중고 코스튬’을 판매한다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왔고, 자녀에게 ‘특별한’ 코스튬을 입히기 위해 일찍이 해외직구에 뛰어든 엄마들도 있다.
주부 박 모(31) 씨는 “지난해에 직구로 엘사 코스튬을 구입했는데 가격도 국내가보다 저렴하고 만듦새도 괜찮아서 올해도 미리 직구로 코스튬을 구입했다. 상품이 다양해서 다른 아이들과 겹치지 않게 입힐 수 있다”며 “가족이 다 함께 입을 수 있는 코스튬을 구입했고 집에서 식구들끼리 따로 할로윈 파티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근 할로윈 시즌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젊은층이다. 코스튬의 가격은 대게 5만원 대 이상부터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나를 위한 소비’에 과감하고, 경험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최근 젊은층의 소비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파티용품 업체 관계자는 “할로윈 시즌이 되면 바잉(buying)해온 코스튬들이 다 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며 “올해는 할리퀸 코스튬이 가장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할로윈이 대중화 되고 있기는 하지만 일 년에 한 번 찾아오는 특별한 날이기도 하다. 평소에 없는 이벤트에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성향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며 “할로윈 파티라는 색다른 경험에 기꺼이 투자하고자 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할로윈 파티의 중심에 있는 서울 이태원은 일찍이 ‘할로윈 마케팅’을 진행, 이미 일부 유명 바나 클럽은 예약이 찬 상황이다. 할로윈 특별행사를 진행하는 대신 기존에 없던 입장료를 받는 곳들도 생겼다. 이태원에 위치한 한 바(bar) 관계자는 “원래는 입장료가 없지만 할로윈 당일에는 인 당 3만원 씩 입장료를 받는다. 대신 비보잉이나 밴드 공연 등 보고 즐길 거리들을 준비했다”며 “입장료 없이 들어올 수 있는 게스트 신청은 일찍이 마감됐고 테이블 예약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위한 코스튬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지난 19일 G마켓에 따르면 올해 애견 코스튬 의류의 판매가 957%, 고양이 코스튬 의류가 900% 신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G마켓 관계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외국의 파티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파티용품, 의상, 테이블용품 등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SNS 인증샷 등에 따라 파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0월 말 할로윈데이, 송년회 등 홈파티 성수기인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수요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lee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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