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재단 대통령에 직보” 고영태 잇단 폭로 등 주목

崔, 대기업 모금 개입 등 마지막 퍼즐맞추기 단계 돌입

검찰이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파문을 일으킨 최순실(60) 씨를 31일 전격 소환하기로 하면서 이제 막바지 ‘퍼즐 맞추기’ 단계에 돌입했다.

검찰은 무엇보다 최 씨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꺼리며 입을 굳게 닫았던 최 씨가 이날 조사에서 자신의 의혹 전반에 대해 어떻게 해명할 지가 관건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한 수사와 뒤늦은 압수수색으로 ‘결정적 한 방’이 없었던 검찰은 최 씨로부터 의미있는 진술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 씨의 소환을 앞두고 전날까지 재단 관계자와 최 씨의 측근을 동시에 불러 조사하는 등 막바지 준비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최 씨의 대통령 연설문 사전열람 사실을 가장 먼저 폭로했던 최측근 고영태(40) 씨는 전날 소환돼 이날 오전까지 1박2일 조사를 받고 있다. 고 씨는 이미 지난 27일 밤 자진출석해 2박3일간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그만큼 검찰은 고 씨의 진술 확보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고 씨는 검찰에서 “최 씨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르ㆍK스포츠 재단과 관련해 직접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은 최 씨를 넘어 박 대통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최 씨의 비선 모임을 폭로했던 이성한(45) 전 미르 재단 사무총장도 이미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최 씨를 비롯해 고 씨와 차은택 CF감독 등이 등장하는 녹취록 파일 70여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최 씨의 비선실세 의혹을 밝힐 중요 인물로 분류돼 왔다.

반면 최 씨는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이 전 사무총장의 주장에 대해 “말도 안된다”며 국정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전 사무총장과 고 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를 반박할 만한 유의미한 자료를 제출했을 경우 최 씨 혐의 입증에는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정동구 K스포츠 재단 초대 이사장, 정동춘 2대 이사장, 정현식 전 사무총장 등 K스포츠 재단 3인방이 줄소환돼 최 씨의 개입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사지센터 고객으로 최 씨와 인연을 맺은 정동춘 전 이사장은 전날 검찰 출석 길에서 최 씨 소개로 이사장이 된 사실을 인정했고, 정현식 전 사무총장도 최 씨가 재단 운영을 기획ㆍ총괄한 사실을 재차 밝혔다. 이들이 한 목소리로 최 씨의 개입 사실을 진술하고 있지만 최 씨만 이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결국 검찰로서는 이날 최 씨 조사 결과를 포함해 각 인물들의 진술을 맞춰보는 수밖에 없다. 청와대의 반발로 두 차례의 압수수색이 제한적으로 이뤄진 데다 최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에서도 유의미한 단서가 나오지 않아 검찰은 물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최 씨 조사 이후 또 다른 관건은 청와대 인사에 대한 조사다. 지금까지 검찰 조사를 받은 청와대 인사는 조인원 전 연설기록비서관과 ‘최순실PC’의 개통자로 지목된 김한수 행정관 그리고 이영선 행정관이다.

특별수사본부는 기금 모금에 앞장선 이승철(58)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을 지난 28일 조사한 데 이어 전날 소진세(66) 롯데그룹 사장을 불러 조사하는 등 대기업 모금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두 재단을 위해 대기업 모금을 지시한 것으로 지목된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소환 조사가 향후 수사의 중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밖에도 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대기업 관계자들을 줄줄이 소환할 계획이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