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는 최근 독일에서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 있고 심장이 굉장히 안 좋아 병원 진료를 받고 있어서 돌아갈 상황이 아니다”라며 당분간 국내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랬던 최 씨가 인터뷰를 진행한 독일이 아닌 영국 런던에서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씨의 변론을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정곡빌딩 서관에서 최 씨의 귀국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변호사는 “최 씨가 변호인과 상의해 검찰 수사팀과 소환 일정 등에 대해서 연락하고 있다”며 “자신으로 인해 국민에게 좌절감과 허탈감을 가져오게 된 데 대해 깊이 사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씨는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의 국방ㆍ외교ㆍ경제ㆍ대북 관련 기밀 문건을 사전 열람하는 등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현재 최 씨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 및 800억원대 기금 모금에 깊이 개입하고 이들 재단을 사유화했다는 의혹과 더불어 개인 회사인 더블루K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최 씨는 딸 정유라 씨의 대학 입시를 앞두고 이화여대 입시 관련 자료를 미리 받아보고 정 씨가 합격하도록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최 씨는 검찰 수사에 순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귀국 과정에 대한 의혹 제기가 적지 않다. 먼저 몸이 좋지 않아 비행기를 탈 수 없다던 최 씨가 어떻게 독일이 아닌 바다 건너 영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느냐는 점이다. 최 씨가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후, 최 씨가 독일이 아닌 덴마크, 벨기에 등지에 머물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가 잇따라 나온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 씨가 독일이 아닌 영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자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덴마크로 도피했다는 등 여러 소문이 있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며 ”독일 현지에서 언론 추적이 너무 심해 런던으로 건너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최 씨의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수정이나 미르ㆍK스포츠재단 기금 유용 의혹 등에 대해서도 “법률적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 드리기 적절치 않다”며 “변호인으로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최 씨를 불러서 명명백백 수사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씨는 이 변호사를 통해 현재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여행으로 지쳐 있어 하루 정도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혹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어차피 검찰수사를 피할 수 없는 만큼, 최 씨의 시간적 여유를 달라는 요청이 검찰 수사 대응 전략을 짜고 중요한 증거들을 은닉하기 위한 시간을 벌자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또한 검찰이 최 씨를 즉각 소환하지 않고 있어 ‘봐주기’ 논란도 일고 있다. 지난 27일 외교부 브리핑에서도 “최 씨를 귀국시키려면 비자를 취소하면 될 일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외교부 관계자는 “검찰의 요청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검찰의 요청이 없다”고 밝혀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이 변호사는 “현재 검찰 수사팀 간부와 소환 날짜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고, 최 씨로부터 정확한 기억을 바탕으로 한 진술을 듣기 위해선 몸을 추스를 여유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며 “(최 씨는) 검찰이 소환하면 어떤 경우에도 출석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며, 앞으로 수사될 부분에 대해선 변호인으로서 말씀드릴 수 없고 수사에서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최 씨의 귀국과 관련해 “최 씨가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인 만큼 조사를 지켜보자”며 “각종 의혹에 대해 철저히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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