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고집과 아집·독선 여전” 탈당·개헌 등 ‘총리인준’에 달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4일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의 제 2차 대국민담화에도 야당은 강경 태세를 풀지 않았다. 이날 박 대통령의 사과와 검찰 수사 수용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향후 정국의 매듭은 총리 인준 문제다.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ㆍ하야를 요구하는 주말 대규모 시위와 영수 회담 개최 여부가 청와대와 야당의 향후 행보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과 언론, 야당이 그렇게 요구하는 거국 내각에 대해서 아무런 소통도 없이 김병준 교수를 총리에 임명하는 것은 아직도 박 대통령의 고집과 아집, 독선이 살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총리 이하 개각 철회 ▷불응시 인사 청문회 보이콧 등 야 3당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전국으로 번지는 촛불 민심, 대통령 하야에 대한 우리 당내의 의견과 국민의 민심을 함께하는 데 그 결에 대통령 결단이 달려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개각 철회가 없으면 대통령 퇴진투쟁까지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의 담화 발표로 청와대는 개각 및 비서실 인사개편과 사과ㆍ특검 수용 입장을 밝히며 야당에게 공을 넘긴 양상이 됐다. 하지만 야당은 다시 총리 내정 철회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청와대가 총리 내정을 철회하든지 야당이 인준에 나서든지 둘 중 하나다. 박 대통령으로서도 이미 단행한 개각을 철회하기가 쉽지 않고, 야당에서도 3당 협의로 내세운 총리 인사청문회 거부 입장도 굽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영수 회담에서 이 문제를 담판 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 ‘탈당’과 총리 권한, 개헌 논의도 결국은 ‘총리 인준’에 달렸다. 청와대가 김병준 교수의 총리 내정을 철회하고 영수 회담과 여야협상을 통해 신임 총리 인선에 나설 경우, 대통령 탈당 요구는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총리 내정을 고수할 경우 여당 내 비박계와 야당에서는 대통령 탈당을 전제로 한 거국 내각 구성 요구를 재차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김 총리 내정자의 낙마 여부와는 관계없이 개헌 논의는 오히려 촉발될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김 내정자의 임명이든 또 다른 거국 내각 구성이든 박 대통령의 권한 축소와 신임 총리의 통치권 강화를 전제로 하는 일종의 ‘분권형’ ‘이원집정부’ 형태로 국정이 운영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주재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김병준 내정자가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국무총리로서 헌법이 보장한 권한을 100% 행사할 것이라면서 경제 사회 정책을 통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많은 국민과 정치인들, 헌법학자들이 원했던 분권형 국정운영이 현실화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남은 박 대통령 임기 1년 4개월을 여야 협치 시험하고 5년 단임 대통제의 결함을 시정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개헌 의지를 피력했다. 정 원내대표는 “최순실 사건도 권력이 대통령에 과도하게 집중된 5년 단임제의 부작용”이라며 “여러 국정 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 만큼은 5년 단임 대통령제를 반드시 손보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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