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최순실(60·ㆍ서원으로 개명) 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 나서 최 씨의 딸 정유라(20) 씨의 승마지원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삼성에 대한 검찰의 과거 압수수색 사례에 비춰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삼성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한 건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당시였다.
지난 2007년 11월 삼성법무팀장 출신 김용철 변호사가 자신의 계좌에 삼성그룹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폭로하면서 삼성 특검이 출범했다. 특검팀은 그해 1월부터 4월까지 이건희 회장 집무실, 자택, 삼성본관, 용인 에버랜드 인근 미술품 창고, 삼성전자 수원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삼성의 조직적인 증거 은폐에 부딪혔다. 삼성화재는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와중에 관련 자료를 폐기하다가 특검으로부터 공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삼성증권 역시 압수수색을 앞두고 고객 증권 계좌 신청서 등 주요 증거자료를 없앤 것으로 드러났다. 최초 삼성증권을 압수수색한 뒤 45일이 지나서야 그룹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검찰이 ‘늑장 압수수색’을 한 바람에 삼성이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벌어줬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삼성 특검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용두사미로 끝났다.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대해서는 관계자들에게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관계자들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등을 통해 경영권 승계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 2009년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앞서 지난 2003년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하던 대검 중수부도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기 수원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삼성전기가 납품업체와 거래 과정에서 분식회계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검찰의 압수수색은 삼성이 자초한 것이라는 분석이 짙었다. 검찰은 당초 수사에 착수하면서 ‘기업으로부터 회계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협조가 미흡하면 기업 본부를 압수수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검찰은 LG그룹에 압수수색을 나섰고, 일주일만에 삼성전기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검찰이 수 차례 삼성에 협조를 암시했지만, 삼성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결국 칼을 빼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지난 2001년 인천 국제공항 유휴지 개발사업자 선정 비리 의혹사건 관련해서도 2001년 8월 인천지검 특수부에서 공항 내 삼성물산과 삼성 SDS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압수수색 결과 검찰은 로비 사실을 입증할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6시 40분부터 삼성전자 대외협력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대한승마협회 업무와 관련된 자료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한 곳은 한국 마사회 사무실, 승마협회 사무실과 관련자 주거지 등 총 9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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