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최악의 경우엔…….”
클린턴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트럼프를 앞서고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막판 약진으로 트럼프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면서 트럼프 당선이 ‘제2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벌써부터 요동치는 美증시, 전문가들 “브렉시트때 보다 위험”= 패색이 짙던 트럼프가 지난달 28일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로 지지율을 끌어올리자 브렉시트 이후 약 5개월 만에 뉴욕 증시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지난 4일 뉴욕증시에서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3.48포인트 떨어진 2085.18로 마감해 9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980년 말 이후 36년 만에 최장 기간 약세를 보였다. ‘공포지수’로 불려 20이 넘으면 위험이 큰 것으로 간주하는 변동성지수(VIX)는 22.51까지 치솟았다. 이는 브렉시트 결정으로 치솟은 6월 27일(23.85) 이후 최고치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내 정치 불안이 겹치면서 한국 증시도 브렉시트 여파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 역시 지난 4일 18.41을 기록해 브렉시트 역풍을 맡았던 6월 27일(19.4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 당선 때는 브렉시트보다 더 큰 충격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며 “브렉시트는 영란은행 및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추가 금리인하 등 통화부양정책 공조를 통해 극복했지만, 트럼프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옐런 의장과의 갈등을 고려하면 통화정책에도 불확실성 리스크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론 증시 폭락…중ㆍ장기전도 ‘캄캄’= 바클레이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S&P500지수가 최대 13% 폭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글로벌증시는 약 5%, 신흥국 증시도 최소 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적 증시 폭락 이외에도 트럼프의 파격적인 정책은 중ㆍ장기적으로 세계 증시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대표적인 수출 국가인 우리나라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에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자유무역협정(FTA)를 전면 손질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등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국내 자동차 등 수출길이 막힐 수 있어 기업도 비상이 걸렸다.
석유, 가스 등 전통 화석 에너지 사업을 지지하는 것 역시 이미 불안정한 유가시장을 흔들어 증시에는 이중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지난 7일 5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트럼프 당선과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내외 정치적 리스크를 회피하고 있다. 주식은 빠진 반면, 금값은 연일 오름세다.
국내 전문가들은 “안그래도 통화 유통이 침체된 상황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불확실성을 피하고자 안정적인 투자처로 현금이 몰리게 된다”며 “개인들마저 주식 시장을 떠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브렉시트의 10배가 넘는 충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당선될 땐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저가매수를 위한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트럼프 당선 시 미국 증시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전체에 퍼펙트스톰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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