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ㆍ최순실 사태 등 돌발변수에 혼란 속 한국경제

경기절벽 우려에 금리 정책 부담 커진 한은, 그래도 “당분간 신중 모드”

다섯달째 동결…연 1.25% 유지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종전 연1.5%수준에서 1.25%로 인하한 이후 다섯달 째 동결기조를 유지하게 됐다.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이하)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에 앞서 한은의 고심은 깊었다.

한국경제가 내수와 수출의 동반부진을 겪고 있는데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향후 경기전망도 불확실성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헤럴드경제DB]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헤럴드경제DB]

정치적으로도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로 경제 컨트롤 타워의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향후 성장 동력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그러나 돌발 악재가 쏟아진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데는 당분간 ‘신중 모드’로 대내외 경제상황을 관망하겠다는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점검회의에 참석한 직후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오늘 하루 거래를 두고 이렇다, 저렇다 단언하기는 어렵다. 시장 상황을 주시하겠다”며 한은이 신중한 금리정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한은의 낙관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한 바 있다.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 금융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2.2~2.6%로 예상한 것과 대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주열 총재는 트럼프 당선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는 경기에 영향을 주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성장 친화정책으로 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성장 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를 금융시장이 반영해 나갈 것이란 관측이 반영된 언급이다.

정부 잇단 대책에도 급증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쉽게 인하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7000억원으로 9월보다 7조5000억원(주택금융공사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증가했다. 이는 올해 들어 8월(8조6000억원)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은 증가액이다.

은행의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한 달 사이 5조5000억원 늘어 52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9월 증가액(5조2000억원)보다 3000억원 많은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가계부채가 올해 말 1330조원에 달하고 내년 말에는 15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은 정부가 ‘11.3 부동산 대책’이라는 강수를 던진만큼 당분간 시장 분위기를 관망하자는 스탠스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세는 여전히 금리 변경의 부담요인이며 트럼프의 공약이 이행된다면 채권시장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 향후 통화완화 대응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hyjgo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