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돈(달러)을 찍어서 부채를 해결하겠다.” (5월 9일 CNN 인터뷰)
“나는 저금리 인간(low interest-rate person)이다. 금리를 인상하고 달러가치가 너무 오르게 되면 우리는 매우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5월 5일 CNBC 인터뷰)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금융권에서는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과 강달러에 부정적인 트럼프는 유세기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에도 간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급격히 고조된 트럼프발(發) 불확실성으로 Fed의 금리 정상화가 지연되면 저금리에 따른 이자이익 축소에 허덕이는 금융회사들은 앞으로도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10일 블룸버그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 위험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8일 63.70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9월13일의 저점(59.55bp)보다 4.15bp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도 55.50bp에서 59.65bp로 4.15bp 올라갔다. 우리은행은 62.50bp에서 63.94bp로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기업 구조조정 우려로 100 안팎까지 치솟았던 지난 4월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트럼프 리스크가 본격 반영되기 전이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가 Fed의 통화ㆍ금리정책에 개입할 가능성이다.
지금까지는 Fed가 12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내년에도 1∼3차례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공약대로 Fed에 간여할 경우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게 된다. 아울러 트럼프 쇼크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Fed의 통화완화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경우 국내 시중금리가 상당기간 낮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중은행들이 저금리로 인한 예대마진 축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상반기에 사상 최저 수준인 1.55%까지 추락했고 3분기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가 강해지면서 은행의 외화유동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현재 은행권의 3개월 기준 외환유동성 비율은 대부분 규제기준(85%)을 넘어 100%를 웃돌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비상 자금조달 계획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 요인이 낮아짐에 따라 은행 입장에서는 리스크 측면에서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뿐만 아니라 여전업계에서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조만간 회원사들을 소집해 트럼프 당선에 따른 시장 변화 가능성과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여전업계에서는 외화채권 비중이 낮아 당장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효찬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리스ㆍ할부업계는 외화채권 비중이 10%로 낮은 편이고 카드사의 경우 더 낮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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