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변수는 ‘양날의 칼’ 트럼프 당선ㆍ최순실 사태 등 돌발변수에 혼란 속 한국경제 경기절벽 우려에 금리 정책 부담 커진 한은, 그래도 “당분간 신중 모드” 다섯달째 동결…연 1.25% 유지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향후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5개월째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같은 고민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최순실 게이트로 수출에 이어 내수 경기까지 급격히 둔화될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통위원들 사이에서는 ‘예측불가’ 트럼프 리스크로 점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했다.
한은의 우려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약대로 앞으로 보호무역주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경우 세계 경제에 작지 않은 충격이 나타날 것이란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혼란도 커졌다.
연준은 그동안 점진적으로 정책금리를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오는 12월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결정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인상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으로 미국 금리가 급격하게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동안 재닛 앨런 연준 의장을 비판해왔고 그의 경제자문역들도 저금리의 부작용을 지적한 점이 있다는 점에서다.
미국의 통화정책은 한은이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는 자본유출 우려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의 여지가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 경제정책의 불분명하고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도 불투명하다”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점검회의에 참석한 직후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오늘 하루 거래를 두고 이렇다, 저렇다 단언하기는 어렵다. 시장 상황을 주시하겠다”며 한은이 신중한 금리정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트럼프 당선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는 경기에 영향을 주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성장 친화정책으로 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성장 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를 금융시장이 반영해 나갈 것이란 관측이 반영된 언급이다.
정부 잇단 대책에도 급증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쉽게 인하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7000억원으로 9월보다 7조5000억원(주택금융공사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증가했다. 이는 올해 들어 8월(8조6000억원)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은 증가액이다.
은행의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한 달 사이 5조5000억원 늘어 52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9월 증가액(5조2000억원)보다 3000억원 많은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가계부채가 올해 말 1330조원에 달하고 내년 말에는 15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은 정부가 ‘11.3 부동산 대책’이라는 강수를 던진만큼 당분간 시장 분위기를 관망하자는 스탠스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세는 여전히 금리 변경의 부담요인이며 트럼프의 공약이 이행된다면 채권시장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 향후 통화완화 대응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hyjgogo@heraldcorp.com
<사진=이주열 한국은행 총재/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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