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한미동맹의 급격한 변화는 아니더라도 조그마한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 당선자는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주장한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예상된다. 국방력 강화를 주장하면서도 국방비 감소를 강조한다. 주한미군 방위비 증액 요구가 예상된다. 오바마 행정부의 북핵정책 실패를 평가하면서 더 강한 압박 또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한다. 동맹국가를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동맹보다 국가이익이 우선임을 분명히 한다.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ㆍ독일ㆍ일본이 ‘공짜 안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미FTA와 주한미군 방위비 증액 문제가 최우선 협상의제가 될 수 있음을 예고한다.
트럼프 당선자는 북한을 ‘중국의 아이’로 표현했다. 아버지는 자식을 보호할 의무도 있지만 자식의 잘못된 버릇을 고칠 책무도 있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내부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북핵문제는 중국이 직접 나서서 대화를 하든 압박을 하든 해결하라는 메시지로 보인다. 북핵문제는 1989년 프랑스의 상업위성 스폿(SPOT)이 핵개발을 포착한 이후 27년 동안 진행되어 왔다. 협상도 하고 압박도 했지만 북핵능력은 더욱 고도화됐다. 핵능력 고도화는 북한의 핵개발 의지도 문제지만 관련국들의 정책실패도 큰 몫을 했다. 북핵문제는 중국만의 문제도 아니고 미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남북한의 문제이면서 국제적인 성격을 지닌다. 남북대화, 북미대화, 4자회담, 6자회담의 수순이 현실적인 해법의 출발점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직접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존엄을 중시하는 북한도 김 위원장을 상대자로 인정하는 트럼프의 당선을 기대했다. 미국은 해결해야 할 국내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북핵문제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북한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수도 있다. 북한의 무력시위와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이라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첫 단추 끼우기가 중요하다. 관련국 모두 언행에 신중하면서 상황 악화 방지가 중요하다.
미국은 보통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면 인사청문회와 조직개편,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는데 6개월 정도 소요된다. 북핵문제를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은 내년 하반기에 새상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 측은 수면 위에서는 수사력을 동원한 기싸움을 하겠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국면전환을 위한 탐색전 대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과 미국이 한반도 문제를 주도한다면 우리는 이방인으로 전락된다. 주도자로 나서려면 실패한 대북정책을 반성하면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대화는 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강함의 표시이다. 압박과 제재는 게으른 관료들의 수단이다. 국민들은 지혜로운 관료와 유연한 지도자를 선호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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